올해 주택연금에 새로 가입하는 72세 노부부가 시가 4억원 아파트로 받는 월 수령액이 129만7천원에서 133만8천원으로 3.13% 올랐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5일 발표한 '100세 시대를 위한 주택연금 제도개선 방안'에 담긴 내용으로, 3월 신규 신청분부터 적용됐다. 정작 가입 문턱을 바꾼 것은 월 4만원 남짓한 인상분이 아니라 가입 첫날 내는 목돈과 부모 사후 집을 어떻게 넘기느냐는 대목이다. 평균 가입자의 기대여명 17.4년을 적용하면 생애 총 수령액은 849만원 늘어난다.
◆ 초기보증료 600만원→400만원, 대신 연보증료는 0.2%p 올랐다
주택연금 초기보증료율은 주택가격의 1.5%에서 1.0%로 내렸다. 4억원 주택이면 가입할 때 내는 돈이 6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200만원 줄었다. 목돈이 부담돼 가입을 미루던 계층을 겨냥한 조정이다.
중도 해지 때 초기보증료를 돌려받는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늘었다. 가입 후 1년 안에 해지하면 낸 돈의 5분의 4를 받고, 시간이 지날수록 환급액은 줄어든다.
깎인 만큼은 다른 데서 걷는다. 대출잔액에 매기는 연보증료율이 0.75%에서 0.95%로 0.2%포인트 올랐다. 연금을 오래 받아 잔액이 쌓일수록 부담이 커지는 구조여서, 초기비용만 보고 판단하면 총액에서 손해를 본다.
◆ 만 55세 자녀가 목돈 없이 이어받는 '세대이음' 6월 시행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지난 5월 11일 안내한 2단계 개편은 6월 1일부터 시행됐다. 핵심은 세대이음 주택연금이다. 부모가 숨진 뒤 만 55세 이상 자녀는 대출잔액을 자비로 전액 갚지 않고도 같은 주택을 담보로 연금을 이어받는다.
상속받은 자녀는 개별인출 한도로 최대 90%를 당겨 부모의 기존 채무를 정리한다. 집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돈을 나누던 기존 방식 대신, 집을 남긴 채 연금을 승계하는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실거주 요건도 풀렸다. 질병 치료나 자녀 봉양, 복지시설 입소처럼 불가피한 사유가 있으면 집을 비운 상태에서도 가입한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77세 부모가 빈집을 월세로 놓아 임대수익까지 얻는 사례를 공사는 예시로 들었다.
◆ 1.8억 미만 저가주택 우대폭 14.8%→20.5%
시가 1억8천만원 미만 주택 소유자에게 주는 우대형 주택연금의 우대폭은 일반형 대비 14.8%에서 20.5%로 5.7%포인트 커졌다. 77세·1억3천만원 주택인 평균 우대형 가입자의 월 지급금은 53만원에서 65만4천원으로, 우대금액만 9만3천원에서 12만4천원으로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우대형은 지방 제도에 가깝다. 국회 정무위원회 신장식 의원실이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내놓은 분석자료를 보면, 2025년 상반기 우대형 신규 가입 1천779건 가운데 1천264건, 71.7%가 비수도권이었다. 같은 해 전체 신규 가입 1만3천925건에서 수도권 비중은 58.8%로 60%를 밑돌았다.
◆ 대상 773만 가구 중 가입은 2%, 3월 신규 65% 급증
주택연금 누적 가입자는 2026년 5월 말 기준 15만7천47가구다. 공사 통계로 7월 말 보증유지 건수는 12만2천300건, 누적 지급액은 15조4천473억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대상 773만 가구 대비 가입률은 2.0% 선에 머문다.
제도 개편 직후 반응은 나타났다. 2026년 3월 신규 가입은 1천287건으로 전월 780건보다 약 65% 늘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연간 신규 가입을 2만건으로 늘려 가입률을 3%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배경에는 자산 편중이 있다. 60세 이상 가구주의 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은 77.6%다. 집은 있는데 쓸 현금이 없는 고령층이 그만큼 많다.
◆ 기존 가입자엔 소급 없고, 중도해지는 건당 1억5000만원
인상된 수령액과 내린 초기보증료는 신규 신청자에게만 적용된다. 이미 연금을 받는 가입자에게는 소급되지 않는다.
집값이 오르면 해지를 저울질하게 되는데, 대가가 크다. 2026년 3월 해지된 245건의 반환액은 376억원으로 1건당 평균 1억5천만원을 넘었다. 그동안 받은 연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갚아야 해서다. 해지하면 3년 동안 같은 집으로는 다시 가입하지 못한다.
한 금융 전문가는 "주택연금의 안정성을 높이려면 가입 당시 주택가격뿐 아니라 이후 가격 변동까지 고려할 수 있는 유연한 구조가 필요하다"며 "집값이 크게 오른 경우 가입자가 느끼는 상대적인 불만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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