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送舊迎新)의 시간이다. 송구영신은 물리적 현상이자, 정신적 제의(祭儀)다. 옛날 중국에서 신구 관리들의 교체를 뜻하는 송고영신(送故迎新)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제구포신(除舊布新)도 비슷한 의미다.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말로, '묵은 것을 버리고 새것을 펼친다'는 뜻이다. 송구영신,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맞을 건가. 이번 세모(歲暮)엔 그 의미가 무겁다. 법과 상식을 우습게 여기는 권력, 극단의 정쟁(政爭), 불신과 분열은 국민의 삶을 찢어놨다. 정치권이 말하는 '국민 통합' '민생'은 말뿐이었다. 경제적 고통과 사회적 불안은 깊어간다. 나를 위해 눈물 흘려주는 사람이 없다. 사람들은 각자도생(各自圖生)으로 내몰린다. 변동불거(變動不居), 대학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2025년)의 사자성어'다. '세상이 잠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흘러가면서 변한다'는 뜻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권 교체, 무역 전쟁과 경기 침체 등 격랑(激浪)에 휩쓸리고 있는 한국 사회를 상징한다. 격변 속에서도 안정을 찾아야 한다는 시대적 과제를 내포한다. 자강불식(自强不息),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26년 사자성어다. '스스로 강하게 하며 쉬지 않고 노력한다'는 의미다.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도 역량을 강화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중소기업들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자강불식은 기업들의 다짐만은 아닐 것이다. 국가는 동맹에, 개인은 사회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다. 스스로 힘을 키우는 일만이 살길이다. 묵은해를 보내는 일은 해 저물 때 강을 바라보는 것과 닮았다. 강물에 비친 석양은 마음을 숙연하게 한다. 시인 정희성은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저문 강에 삽을 씻고' 중에서)고 했다. 강물에 삽을 씻으며 슬픔을 떠나보내듯이, 낡고 응어리진 것들을 버려야 한다. 절망과 희망, 회한과 다짐, 끝과 시작이 교차하는 시기다. 성경의 요한 묵시록(默示錄)은 '새 하늘과 새 땅'이 창조되어 이전 것은 지나가고, 새 시대가 도래한다고 예언했다. 세밑, 그 뜻을 되새겨본다. 새해는 붉은 말의 해다. 역동의 기운이 긍정의 힘으로 발현되길….
2025-12-30 05:00:00
"용은 날개가 없지만 난다. 개천은 용의 홈타운이고, 개천이 용에게 무슨 짓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날개도 없이 날게 하는 힘은 개천에 있다. 개천은 뿌리치고 가 버린 용이 섭섭하다? 사무치게 그립다? 에이, 개천은 아무 생각이 없어, 개천은 그냥 그 자리에서 뒤척이고 있을 뿐이야.(…) 그래도 개천은 용의 홈타운, 그건 그래도 괜찮은 꿈 아니었니?" 최정례의 시, '개천은 용의 홈타운' 앞부분과 뒷부분을 옮겨봤다. 혼자 읽기엔 너무 아까워서…. '개천은 용의 홈타운'은 익살맞다. 페이소스(pathos)도 풍긴다. '개천에서 용 난다'란 속담(俗談)을 '개천은 용의 고향'으로 승화시켰다. 시인은 '개천 용'이 더 이상 현실이 아닌 신화(神話)의 영역으로 넘어갔음을 잘 안다.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없는 불공정한 현실을 절망한다. 하지만 미련은 남는다. 미련이 아니라 희망이다. "그래도 개천은 용의 홈타운"이라고 믿고 싶다. 시인만 그럴까. 이 땅의 청년들, 그들의 부모들도 같은 심정이다. 현실은 이런 믿음을 희석(稀釋)시킨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6명은 '계층(階層) 상승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사회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세 이상 인구 가운데 본인 세대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가능성을 낮게 생각하는 비중은 57.7%로 조사됐다. 자식 세대의 계층 상승 가능성에는 '낮다'가 54.1%로 '높다'(29.9%)보다 훨씬 많았다. 사회·경제적 지위를 '상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서는 45.2%가 자식 세대 계층 상승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 비율은 '중층'에서는 33.7%, '하층'에서는 21.6%로 낮아진다. 높고 높기만 하던 '계층 이동 사다리'는 아예 무너졌다. 왜 그럴까. 많은 사람들은 '소득 불평등(不平等)'을 근본 이유로 꼽고 있다. 부모 재산의 차이가 자녀의 교육 수준 격차를 낳는다. 이는 '능력의 차이'라는 환상(幻像)을 만들어 '부의 대물림'으로 이어진다. "기회는 평등할 것이고, 과정은 공정할 것이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란 문재인 전 대통령의 취임사는 청년에겐 '희망 고문'이었다. 청년들은 입시·취업 전쟁을 겪고, '조국 사태', 집값 폭등, 고위직의 부도덕·비리를 보면서 현실을 절망하고 있다.
2025-12-23 05:00:00
[이런일]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대구광역시회, 송년의 밤 개최
(사)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대구광역시회가 12월 10일 대구수성구 한정식 식당에서 '송년의 밤'을 개최했다.이동건 대구시회 회장의 환영사·송년사를 시작으로 초대 가수 공연, 우수회원 표창 수여가 이어졌다. 또 보건 계열 대학생 2명과 고등학생 2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제1회 '자랑스런 병원행정인상' 시상식도 열렸다. 1985년 출범한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는 병원 행정의 기틀을 마련하고 보건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5-12-21 15:16:42
'어게인(again) 2018' vs '어게인 2022'.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내년 6·3 지방선거에 거는 '희망 사항'이다. 민주당은 2018년 지방선거(지선·地選)에서, 국민의힘은 2022년 지선에서 거둔 압승(壓勝)을 재연하겠다는 의미다. 내년 지선일은 지난 대선(大選)과 같은 날짜다. 즉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1년 만에 실시하는 전국 단위 선거다. 이번 선거는 민선 9기 광역·기초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교육감 등을 한꺼번에 선출한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공직선거법 재판에 따른 의원직 상실, 지선 출마를 위한 사퇴로 '미니 총선급'의 재보궐(再補闕)선거도 함께 치러진다. 그래서 6·3 지선의 의미는 무척 크다. 이재명 정부 1년에 대한 평가, 비상계엄·탄핵 사태 이후 정치권에 대한 평가까지 다양한 이슈들이 심판대에 오른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6·3 지선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다. 각각 '지방 권력 교체' '이재명 정권 심판'을 앞세워 선거 승리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입법부·행정부 권력을 쥔 민주당은 '지방 권력'까지 장악해 국정 동력 확보·총선 승리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입법 전횡(專橫)'과 '내란 몰이'에 몰두하는 민주당을 심판해 보수 재건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 민주당은 정권 안정과 '내란 심판'을 부각해 '어게인 2018'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만에 실시된 2018년 지선에서 민주당은 유례없는 압승(광역단체장 17곳 중 14곳 승리)을 기록했다. 특히 부산, 울산, 강원 등 험지(險地)에서 광역단체장은 물론 기초단체장까지 휩쓸었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독주(獨走)를 공격하며 '어게인 2022'를 노린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실시된 2022년 지선에서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곳 가운데 12곳에서 승리했다. 4년 전 신화(神話)를 다시 쓰기 위해 현 정권의 '내란 몰이'와 '입법 독주'를 국민에게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계엄 사태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로 엄청난 타격을 입었다. 그래서 당의 재기를 위해 지선에서 꼭 승리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어쩌면 민주당보다 더 절실할 것이다. 그러나 당 지지율은 20%대,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
2025-12-16 05:00:00
[이런일] 김영규 첨단요양병원 행정부원장 '병원행정인상' 수상
대한병원관리자협회 대구광역시회는 12월 10일 '송년의 밤' 행사에서 김영규 첨단요양병원 행정부원장(사진 맨 오른쪽)·김기명 창한방병원 사무국장에게 '자랑스러운 병원행정인상'을 시상했다. 올해 제정된 이 상은 보건의료 발전 및 국민 보건 향상과 병원행정 발전에 기여한 병원관리자들에게 주어진다.
2025-12-11 15:32:4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은 미국 정치에서 양극단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지난 11월 21일 두 정치인의 백악관 회동은 '정치는 이래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 자리에서 한 기자는 맘다니에게 "트럼프를 여전히 파시스트로 보냐"고 물었다. 맘다니가 답을 하려는 순간, 트럼프는 "그냥 예스(yes)라고 해도 된다. 나는 괜찮다"고 좌중(座中)을 웃겼다. 맘다니도 "우리의 견해 차이는 분명하지만, 대통령이 공통의 봉사 목표에 초점을 맞춘 점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트럼프는 맘다니를 "공산주의 미치광이"라며, 그의 당선을 막으려고 했다. 맘다니도 트럼프를 "독재자"라고 공격했다. 이랬던 두 사람이 보인 반전(反轉)은 놀랍다. 이유는 있다. '서민의 주택 문제'와 '물가고' 해결이란 과제가 있기 때문이다. 맘다니는 연방정부의 지원이 필요했고, 트럼트는 자신의 고향이며 민주당 텃밭인 뉴욕에서 지지세를 넓혀야 했다. 소통은 대립보다 이익이 될 때가 많다. 바름을 지향하면서도 타협을 하는 게 정치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정치적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것이 해결되는 방식이 중요하다"고 했다. 대화와 협상의 중요성을 내포한 말이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서생(書生)의 문제의식을 잃지 않되, 상인(商人)의 현실 감각으로 정치를 하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DJ의 이 말을 좋아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그 '실용'이 체감되지 않아 실망스럽다. 12·3 계엄 사태가 1년 지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사태는 계엄 해제와 대통령 탄핵, 정권 교체를 거치면서 절차적으로 종식됐다. 관련자들에 대한 사법적 판단만 남았다. 그러나 '정치적 내전(內戰)'은 더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진정한 '계엄 극복'은 '국민 통합'이다. 그래야 나라와 민주주의가 발전한다.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더불어민주당의 독단적 국회 운영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민주당은 1년 넘게 '내란 몰이'를 지속하고 있다. 국민의힘 해산을 공언하고, '3대 특검'에 이어 '2차 종합 특검'을 만들겠다고 한다.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서열'과 '정의'를 내세워 사법부를 공격한다.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은 사문화(死文化)될 지경이다.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 절반이 수사를 받고 있다. '계엄 정국'을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가겠다는 심산(心算)이다. 국민의힘은 어떤가. 아직도 '탄핵의 늪'에 빠져 있다. 성찰과 개혁은 없다. 강성 지지층에 편승해 '독재와 전쟁'만 외친다. 당 지도부는 '윤 어게인'(Yoon again) 세력을 끊어 내지 못하고 있다. 당 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엔 귀를 막았다. 계엄에 반대했던 사람들을 핍박한다. 정통 보수 정당은 헌법·법치, 공화주의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지금 국민의힘은 보수의 정통성을 잃었다. 이러니 정부의 인사·부동산 실책, 여당의 입법 전횡(專橫)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은 바닥이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서로를 '악마화'한다. 정치의 양극화는 국민을 두 편으로 갈랐다. 진영은 정치를 포획(捕獲)하고, 정치는 극단 지지층을 뒷배로 삼는다. 정치적 내전은 계엄이란 비극을 불렀다. 정권은 조기 교체됐으나, 정치는 바뀌지 않았다. '빛의 혁명'이 희망했던 정치는 이런 게 아니다. "혁명은 안 되고 나는 방만 바꾸어 버렸다"는 김수영의 시('그 방을 생각하며')가 생각나는 연말이다.
2025-12-09 05:00:00
정부·여당이 12·3 비상계엄 선포일을 법정(法定) 공휴일인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하려고 한다. 지난 3일 이재명 대통령이 '빛의 혁명 1주년, 특별 성명'을 발표하면서 "빛의 혁명으로 탄생한 국민주권정부는 우리 국민의 위대한 용기와 행동을 기리기 위해 12월 3일을 '국민주권의 날'로 지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날을 기념일이자 공휴일로 지정하겠다는 뜻을 알렸다. 대통령실은 "국민 여론을 수렴할 것"이라며 "입법 과정을 꼼꼼히 챙겨 달라"고 했다. 답은 '공휴일 지정'으로 정해진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발언 직후 법정 공휴일 지정 절차에 들어갔다. 공휴일 지정은 '공휴일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이뤄진다. 법 개정을 위해선 국회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입법권을 휘두르고 있는 민주당엔 '식은 죽 먹기'다. 국민과 국회가 계엄을 막고, 극복한 것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이를 공휴일로 정해 자축할 일인지 의문스럽다. 민주당의 입법·탄핵 남발(濫發)이 계엄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도 많다. 12·3은 '빛의 혁명' 축하에 앞서 '파탄 난 정치'를 성찰(省察)하는 날이어야 한다. 민주화 기념일이 법정 공휴일이 된 사례도 없다. 국민주권 측면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등도 공휴일이 아니다. 특히 4·19는 '민중의 피'(사망 186명·부상 6천여 명)로써 독재정권을 쓰러뜨린 아시아 최초의 시민 혁명이다. 또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 2항을 처음으로 실현했다는 의미가 있다. 12·3 공휴일 지정에 대한 여론은 갈린다. 소셜미디어(SNS), 온라인 게시판 등에는 "국민 모두가 공감할 만한 날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해야 한다. 그러면 왜 4·19와 5·18은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느냐" "나라 경제부터 살펴 달라" 등 반대 의견이 많다. 물론 "법정 공휴일로 해야 먼 후대에도 기억한다. 어린아이들도 국민주권이 뭔지 알게 될 것 같다" 등의 지지 의견도 있다. 국가 기념일·공휴일 지정은 국민의 절대적인 동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 특정 정파(政派)의 뜻대로 밀어붙이면 국가의 혼란만 키운다.
2025-12-08 05:00:00
대구 수성구 행정동우회(회장 안재영)가 1일 무학산 일원에서 산불조심 캠페인 및 등산로 정비 활동을 했다. 회원들은 파손된 등산로를 보수하고 낙엽과 쓰레기를 치워서 미끄럼 사고를 예방했다. 또 "작은 불씨도 큰 산불이 됩니다", "산에는 불씨 대신 추억만 남겨요" 등의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과 어깨띠를 활용해 등산객들에게 산불 예방을 홍보했다. 안재영 회장은 "지역 산림을 지키는 일은 주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한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캠페인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2025-12-02 16:06:02
"대한민국 사람들이 제일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곳이 직장입니다. 초중고, 대학 입시 거치면서 체화(體化)된 경쟁 DNA가 아주 완전히 꽃을 피우는 곳이거든요." 중년들을 TV 앞으로 불러 모았던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 나온 대사다. 한국 사회를 이렇게 압축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니, 작가의 내공이 부럽다. 이 드라마는 온갖 처세술과 영업력으로 대기업 부장에 오른 50대 김낙수(류승룡 분)의 이야기다. 임원 승진에서 떨어지고, 좌천(左遷)과 희망퇴직을 거치면서 '이불(회사) 밖 세계'로 나온 김 부장의 고군분투(孤軍奮鬪)를 다뤘다. 드라마는 승진 경쟁, 사내 정치, 살벌한 영업 현장, 희망퇴직 압박 등 직장인의 현실을 짠하면서도 코믹하게 그렸다. 퇴직 후 김낙수가 겪는 상가 투자 실패, 대리운전·세차장 일은 험난한 '인생 2막'의 현실을 보여 준다. '김 부장 이야기'는 잘 만든 '중년의 서사(敍事)'다. 지금 세상은 어떤가. 기업들은 저성장 여파로 인력을 줄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은 여기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직장인들의 상당수가 법정(法定) 정년을 채우지 못한다. 은퇴한 베이비부머들의 현실은 서글프다. 경험과 전문성은 쓸 데가 없다. 평생 사무직에 종사했던 사람이 경비원, 대리기사, 택배기사로 일한다. 이도 저도 아니면 폐지를 줍는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7.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고다. 공적이전소득 비중(OECD 평균 57.3%)은 30%다. 이는 소득의 70%를 스스로 벌어서 마련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적연금의 취약성(脆弱性)을 드러내는 수치다. '서울 자가(自家)' '대기업 부장'은 성공의 상징이다. 김낙수는 그런 자존감으로 살았던 인물이다. 하나, 어찌 꽃길만 있겠나. 인생 여정(旅程)에는 가시밭길, 자갈길, 진창길 천지다. 술 취해 무작정 뛰던 김낙수는 지난 삶을 떠올린다. 무엇을 위해 치열하게 살았는지, 정말로 지키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지…. 김낙수는 알량한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과거의 김 부장에게 "그동안 수고했다"며 작별을 알린다. 스스로 짊어진 굴레를 벗고, 진정한 인생 2막에 도전한다. 드라마는 이 시대의 수많은 김 부장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막을 내렸다.
2025-12-02 05:00:00
[이런일] 대한칵테일조주협회, 대구음식산업박람회 '전통주 창작칵테일경연대회' 성료
대한칵테일조주협회(회장 이희수 대구한의대 메디푸드HMR산업학과 교수) 주관 전통주 창작칵테일경연대회가 11월 29일 대구 엑스코에서 마무리됐다. 예선을 거쳐 결선에 오른 50명의 참가자들은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이며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대회는 전통주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희수 회장은 "이번 대회가 참가자들의 성장과 도전을 위한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며 "협회는 앞으로도 전통주와 칵테일 문화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학생부 수상자 ▶대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유채은(구미대) ▶최우수상(대구광역시장상)=윤주영(상지미래경영고) ▶우수상(대구광역시장상)=김영주(대구관광고)▶장려상(대구광역시장상)=오예빈(아세아직업항공전문학교) ◇일반부 수상자▶최우수상(대구광역시장상)=김수정▶우수상(대구광역시장상)=김현선▶장려상(대구광역시장상)=김인숙
2025-12-01 13:35:58
어떤 상황을 설명하는 단어 가운데 '뺑뺑이'만큼 압도적(壓倒的)인 단어는 없다. 이해하기 쉽고, 묘사가 충실하다. 대개 '뺑뺑이 돌린다' '뺑뺑이 돈다'로 쓴다. 명사 '뺑뺑이'의 뜻은 이렇다. 첫째, 숫자가 적힌 둥근 판이 돌아가는 동안 화살 같은 것으로 맞혀 그 등급을 정하는 기구나 그런 노름을 뜻한다. 둘째, 남녀가 사교춤을 추는 것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셋째, 불필요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일을 표현한다. 뺑뺑이는 주로 세 번째 뜻으로 세간(世間)에 오르내린다. 환자를 받아줄 응급실을 찾아 헤매는 '구급차 뺑뺑이'는 의료 시스템의 문제점을 꼬집는 상징어다. 구급차로 이동 중 환자가 숨지는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정부는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뺑뺑이는 멈추지 않고 있다. 상담 전화를 여기저기로 돌리는 '콜센터 뺑뺑이', 행정기관에서 민원인을 서로 떠넘기는 '민원 뺑뺑이'도 뺑뺑이의 대표적인 용례(用例)다. 기자는 주말에 망백(望百)을 넘긴 어머니가 계신 요양원을 3년째 왕래하고 있다. 어머니는 관절이 성치 않아 휠체어 없이는 이동을 못 하신다. 그런 어머니를 승용차에 모시고 나들이 가는 일은 우리 가족에겐 소중한 시간이다. 하지만 현실은 고역(苦役)이다. 맛집을 찾아갔다가, 차를 돌리는 일이 예사였다. '휠체어 뺑뺑이'다. 식당 입구의 계단이 휠체어를 막아선 것이다. 일정 규모 이상의 식당(바닥면적 기준·일반음식점 50㎡ 이상)은 장애인 경사로를 설치할 의무가 있다. 물론 법제화 이전의 건축물은 예외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은 달랐다. 갓 개업한 큰 식당에 경사로가 없었고, 경사로를 없앤 흔적이 있는 식당도 있었다. 거부되는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순간이었다. 이동 약자(移動弱者)의 불편을 그저 제도나 숫자 속에서 이해했던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이기도 했다. 지난 3년 동안 '착한 식당'을 만나기도 했다. 경사로가 없어 미안하다며 휠체어를 함께 들어주는 작은 식당의 주인, 휠체어에서 식사하기가 편한 자리를 안내한 직원, 신발 벗고 들어가는 곳인데도 휠체어를 맞아주는 식당도 있었다. 좋은 식당, 고마운 사람들이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선의(善意)에만 의지해야 할까. 정부가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를 강화하겠다니, 두고 볼 일이다.
2025-11-25 05:00:00
(사)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 대구시회(회장 이동건)는 20일 경북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김병윤)와 보건행정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경북여상은 대구에서 유일하게 보건행정의료코디네이터과를 운영하고 있다. 두 기관은 이번 MOU 체결에 따라 상호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2025-11-24 15:40:28
어린 시절, 설탕은 귀했다. 친척집 방문이나 명절 때, 설탕을 선물하기도 했다. 넉넉한 집에선 설탕을 예사(例事)로 먹었다. 가난한 서민들은 그렇지 못했다. 설탕 대신 '삼성당'(사카린)으로 결핍을 보충했다. 부잣집 아이들은 토마토에 설탕을 넣어 먹고, 빈한한 집 아이들은 삼성당을 뿌려 먹었다. 설탕은 '만병통치약'이었다. 서민들은 몸이 아파도, 병원이나 약국에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럴 땐, 설탕이 약이었다. 뜨거운 물에 설탕을 한 숟갈 풀어 마시면, 감기가 달아났고 복통이 사라졌다. 설탕물은 숙취(宿醉) 해소에도 도움이 됐다. 그 시절 사람들은 설탕의 '약발'을 몸으로 느꼈다.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그런 건 배운 자, 가진 자들이나 하는 소리였다. 유럽에서도 18세기 이전까지 설탕이 약으로 쓰였다. 기침과 열이 날 때 설탕물을 마시게 했다. 위장병, 설사, 심지어 흑사병에도 설탕을 처방했다는 기록이 있다. 노인의 기력 회복, 정력 강화에도 설탕물, 설탕시럽 등이 권장됐다. 당(糖)은 에너지의 원천이다. 단백질 형성을 돕기도 한다. 쓰고 남은 당은 간에 글리코겐으로 저장됐다가, 필요할 때 에너지원으로 활용된다. 대표적인 당 공급원이 바로 설탕이다. 설탕은 야누스(Janus)를 닮았다. 설탕은 두 얼굴을 가진 신(神·야누스)처럼 사람에게 이로우면서 해롭기도 하다. 최근엔 설탕의 나쁜 점이 더 부각되고 있다. 설탕은 비만,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적(主敵)이 됐다. 그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도 설탕세 도입 논의가 나오고 있다. 58.9%가 설탕세 부과에 찬성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설탕세 도입을 권고(勸告)했다. 2023년 8월 기준으로 117개 국가가 설탕세를 부과하고 있다.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설탕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일정량 이상 당류가 들어간 제품을 만드는 기업에 세금을 물리는 방식이다. 설탕세를 반대하는 의견도 있다. 기업에 설탕세를 물리면, 소비자가 그 부담을 떠안고 물가가 오를 것이란 지적이다. 특정 영양소 섭취에 따른 건강 문제는 개인이 식습관으로 조절할 사안이지, 공급 억제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있다. 논쟁은 뜨겁고, 설탕은 유구무언(有口無言)이다.
2025-11-18 05:00:00
"나 말이야/ 무너지고 있는 것 같아/ 겨우 지켜내 왔던 많은 시간들이/ 사라질까 두려워/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막아/ 또 아무렇지 않은 척/ 너에게 인사를 건네고/ 그렇게 오늘도 하루를 시작해…."(정승환 노래 '보통의 하루') 지친 하루를 안아 주는 노래다. 이 곡은 많은 사람들이 '인생 드라마'로 꼽는 '나의 아저씨'의 OST로도 유명하다. 보통의 하루, 평범한 일상(日常)은 따분하기도 하다. 그러나 삶이 미끄러질 때, 깨닫는다. '보통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인기를 끄는 결혼식 축가(祝歌)가 있다. 가수 김종환의 딸, 리아킴의 '위대한 약속'이다. "좋은 집에서 말다툼보다/ 작은 집에 행복 느끼며/ 좋은 옷 입고 불편한 것보다/ 소박함에 살고 싶습니다… 평범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벼랑 끝에서 보면 알아요…." 노랫말은 담담(淡淡)하고 소박하다. 돌부리에 채여 넘어질 때, 다시 일어서는 힘은 가족과 사랑에서 나온다고 노래한다. '위대한 약속'은 고난이 닥쳐도 삶을 함께 살아 내자는 다짐이다. 세상은 각박(刻薄)하다. 청년의 삶은 버겁다. 힘든 청춘을 위로하는 노래들이 많다. 옥상달빛의 '수고했어 오늘도'는 실망한 하루를 보듬는다. '나는 반딧불이'(인디밴드 중식이 원곡·황가람 리메이크)는 '국민 힐링송'으로 불린다. 하늘에서 떨어진 별이 아니라 개똥벌레이지만 "자신은 눈부시다"고 노래한다. TV 프로그램에서 방청석 청년들이 이런 노래들을 들으며 눈물 흘리는 것을 보면 애잔하다. 청춘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꼭 들어 보길 권한다. 우리 국민들의 행복지수는 낮다. 지난 2월 국가데이터처(전 통계청)는 '국민 삶의 질 2023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건강, 고용·임금, 주관적 웰빙, 소득·소비·자산, 시민 참여, 안전, 환경, 여가, 교육, 가족·공동체, 주거 등 11개 영역에서 삶의 질을 진단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20~22년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 평균값은 5.95점이다. 이는 OECD 38개 국가 중 끝에서 네 번째다.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라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 수준은 낙제점(落第點)이다. 일자리는 부족하고, 일터는 위험하다. 경쟁은 치열하고, 연대는 헐겁다. 행복의 기반이 취약한 것인가, 행복이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는 건가.
2025-11-10 05:00:00
[매일칼럼-김교영] 포스트 APEC, 경주의 비상(飛上)
지난 1일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가 성공리에 폐막했다. 경주 APEC은 21개 회원국과 초청국의 정상들, 글로벌 기업인들이 자유무역과 다자주의(多者主義)의 정신을 확인한 '빅 이벤트'였다. 아시아·태평양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자는 '경주 선언'을 내놓기도 했다. 또 관세 협상을 타결한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해 한일·한중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이 이어지면서 국가 간 현안(懸案)을 풀어 가는 외교 무대이기도 했다. APEC 정상회의 주간 동안 경주는 글로벌 뉴스의 중심이었다. '빅 2'로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글로벌 기업의 수장들이 대거 방문하면서 APEC 열기는 역대 최고였다. 시민들은 '천년의 미소'로 귀빈(貴賓)들을 환대했다. 공공장소와 내 집 앞을 청소했고, 손님들을 친절히 모셨다. 빛나는 시민의식이었다. 이는 찬란한 문화유산과 함께 '천년 고도(千年古都) 경주'의 품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CEO 서밋 특별 연설에서 "이곳 경주는 우리가 되새겨야 할 협력과 연대의 가치가 오롯이 녹아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자부한다"며 "삼국시대의 패권 경쟁과 외세의 압박 속에서도 천년 왕국 신라는 시종일관 외부 문화와의 교류, 개방을 멈추지 않았다"고 경주를 자랑했다. 경주는 이번 기회에 그 이름을 만방(萬方)에 알렸다. 세계인들은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경주박물관을 주목했다. 불국사·석굴암, 왕릉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황리단길, 동궁과 월지 등은 경주를 찾은 명사(名士)들의 찬사(讚辭)를 자아냈다. 지난달 30일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안내로 불국사를 방문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다보탑의 화려한 멋, 석가탑의 균형감 있는 멋이 조화롭게 배치된 불국사 대웅전을 둘러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캐럴라인 래빗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황리단길에서 화장품을 구입한 뒤 자신의 SNS에 "경주의 감성과 K뷰티의 트렌드가 동시에 느껴진다"고 밝혔다. 전 세계 4천여 명의 기자들은 경주를 누볐다. 경주의 멋과 맛을 취재해 기사를 내보냈다. 행사 주무대인 화백컨벤션센터(HICO)는 행사 참석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화백(和白)이라는 명칭 때문이다. 화백은 고대 신라에서 국가 중대사를 만장일치(滿場一致)로 결정했던 회의 제도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의에서 "화백 정신은 일치단결한 생각을 강요하지 않는다"며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 낼 화음의 심포니를 추구하며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신라의 화백 정신"이라고 말했다. 경주 APEC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7조원 이상이라고 한다. 눈앞의 이득만이 전부가 아니다. 국가 브랜드를 끌어올렸고, 경주를 각인시켰다. 돈으로 환산(換算)할 수 없는 성과다. 경북도는 경주를 세계 10대 글로벌 관광도시로 키우기 위한 '포스트 경주 APEC 사업'을 추진한다.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하고, 그렇게 돼야 한다. 마침 김민석 총리도 각 부처에 포스트 APEC 준비를 지시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경주 APEC 정상회의 개최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대한민국과 경주에 무엇을 남길지 포스트 APEC을 면밀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4곳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한 경주가 글로벌 관광도시로 비상(飛上)하길 바란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
2025-11-04 05:00:00
TV 드라마 '은수 좋은 날'이 인기를 끌었다. 주인공 은수(이영애 분)의 남편은 코인 투자 실패 후 췌장암에 걸렸다. 은수는 우연히 손에 들어온 마약 가방으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孤軍奮鬪)한다. 제목 '은수 좋은 날'은 현진건의 단편 소설 '운수 좋은 날'의 오마주이자 '운수'를 발음이 비슷한 '은수'로 대체한 언어유희(言語遊戲)다. 드라마는 마약이 우리 곁에 깊숙이 들어왔음을 보여 줬다. 마약이 광범위(廣範圍)하게 유통되고, 마약 원료를 수출하다가 적발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10년 전까지만 해도 '마약 청정국(淸淨國)'이었던 우리나라가 '마약 공화국'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지난 9월 30일 경찰은 미국과 호주로 시가 159억원 상당의 마약 원료를 밀수출하던 일당을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수사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DEA가 한국 경찰과 공조해 내국인 마약 사범(事犯)을 수사하고, 한국이 마약 수출국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영화에나 나올 일이 현실이 됐다. 한국은 2015년 마약 청정국(인구 10만 명당 마약 사범 20명 미만) 지위를 상실했다. 대검찰청 마약류 범죄 백서(白書)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 사범은 2만3천22명(10만 명당 44.7명)으로 2015년 1만1천916명(10만 명당 23.1명)보다 두 배 늘었다. 이는 검거된 사례일 뿐이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추정(推定)하는 지난해 기준 국내 마약 사범은 64만4천여 명에 이른다. 마약은 젊은 층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0·30대 마약 사범 비율은 전체의 60%를 웃돈다. 해외 '직구'(직접 구매)라는 새로운 유통 경로와 함께 SNS, 인터넷 커뮤니티, 암호화폐 등 구매·지불 방식이 간단하고 다양해지면서 마약 거래가 손쉬워졌다. '던지기 수법'(특정 장소에 마약을 숨겨 두고, 구매자가 찾아가도록 하는 방식)은 주택가 골목까지 침투(浸透)했다. 서울의 한 호텔 앞 화단에선 마약이 든 축의금 봉투가 발견되기도 했다. 마약이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마약의 국내 유입을 원천 차단하는 게 상책(上策)이다. 탐지 장비 첨단화, 국제우편·특송화물 감시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마약의 위해성을 알리는 홍보가 강화돼야 한다. 마약은 사람과 사회를 병들게 한다.
2025-11-03 05:00:00
지난 25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내가 가진 주택과 토지까지 모두 다 이재명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와 바꿀 용의가 있다". 26일 대통령실 관계자, "부동산 6채가 실거주용이면 머리 따로, 발 따로 사는 것 아니냐". 유치(幼稚)한 말싸움이다. 10·15 부동산 대책을 둘러싼 정치권 공방(攻防)은 '막장 드라마'다. 이상경 전 국토교통부 차관의 '갭투자' 논란으로 촉발된 여야의 '부동산 공방'은 대통령실의 가세(加勢)로 수위가 높아졌다.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장 대표가 보유한 주택 등 부동산 6채를 비판하자, 장 대표는 "다 합쳐도 8억5천만원 정도"라며 "이 대통령 분당 아파트 혹은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 잠실 아파트와 내 부동산 전체를 바꾸자"고 반박했다. 가진 자들이 서로 "덜 가졌다"고 싸운다. 참 꼴사납다. 10·15 대책은 민심(民心)에 불을 질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44%가 '적절하지 않다'고 답했다. 공급 계획이 빠진 규제 일변도였기 때문이다. 규제 대상인 서울·수도권의 서민들에겐 허탈감을 줬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지방민들에겐 소외감(疏外感)을 안겼다. 이 전 차관의 발언은 들끓는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그는 "돈 모아 집값 안정되면 그때 사라"고 했다. 정작 자신은 '갭투자'로 수억원의 이익을 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복기왕 민주당 의원은 "15억원 정도면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라고 말했다. 집 없는 서민들의 염장을 지른 것이다. 국민의힘은 '성난 부동산 민심'을 호재로 삼고 있다. 10·15 대책 발표 후 정부·여당을 향해 '내로남불'이라며 맹공(猛攻)을 퍼붓고 있다. 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선을 넘으면, 되치기 당한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 3월 공개한 2024년 말 기준 국회의원 재산 변동 사항에 따르면 국회의원 299명 중 본인 및 배우자 명의 기준으로 2주택 이상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모두 64명이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36명이 108석 의석(22대 총선 기준)을 가진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는 175석인 민주당보다 9명 많다. 국민들은 어안이 벙벙하다. 부동산 시장은 대혼돈(大混沌), 정치권은 난장판이다. 서민과 동떨어진 경제 생활을 하고, 국민과 어긋난 인식을 가진 그들이 '집 없는 설움'을 알기나 할까.
2025-10-28 05:00:00
▲이장기(전 대구노인회 회장) 씨 23일 별세, 최분조 씨 남편상, 이종수(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장)·종영(해동자원 대표)·현주·연주 씨 부친상, 김정인·오선아 씨 시부상, 김홍창(김앤장 변호사)·윤문수(세계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씨 장인상, 빈소=계명대 동산병원 백합원 장례식장 6호실, 발인= 26일 오전 6시30분, 장지=김천시 부항면 선영. 053-258-4456
2025-10-24 08:41:47
이놈들이 '앵~앵~' 거리며 사람을 희롱하누나. 처음엔 비문증(飛蚊症)인가 싶었다. 모기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눈의 병증(病症) 말이다. 그러나 허상이 아닌 실체였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삐뚤어진다'는 말은 속담(俗談)일 뿐이다. 며칠째 거실에 놈들이 어른거린다. 잡고야 말 테다. 가시권에 들어오면, 손바닥으로 때려잡을 작정이었다. 물리적 타격(손싸대기)은 화학적 타격(살충제)보다 인도주의적이다. 물론 모깃불을 피우는 간디(Gandhi)식 비폭력 방법이 있지만, 아파트에선 용납되지 않는 짓이다. 모기와의 혈투(血鬪). 고도의 신경전을 치러야 하지만, 해 볼 만한 싸움이다. 그러나 그건 왕년의 무용담(武勇談)일 뿐. 나의 전투력은 급격히 쇠퇴했다. 그놈은 눈앞에 나타났다 금세 사라진다. 따라잡을 수가 없다. 놈이 빨라진 게 아니다. 내 눈이 늙어 버린 거다. 적이 있는데, 적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비단 눈뿐이랴. 신체 전반이 둔해졌다. 살충제의 도움을 받았지만 헛일이었다. 백전백패(百戰百敗). 누구를 탓하랴. "너 잘났다. 내가 졌다." 시(詩) 한 수로 헛헛한 마음을 달랬다. "제 뺨을 제가 때리지만 헛방 치기 일쑤요, 넓적다리 다급히 치지만 녀석은 이미 떠나 버렸네. 싸워 봐야 공은 없고 잠조차 설치기에, 지루한 여름밤이 일 년처럼 길구나." 다산(茶山) 정약용의 시, '증문'(憎蚊)의 일부분이다. 증문은 '얄미운 모기'란 뜻이다. 가을이 모기의 전성기가 됐다. 여름보다 더 왕성(旺盛)하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모기가 가장 많았던 때는 10월 말이었다. 심지어 11월 중순까지 모기가 설쳤다. 11월 둘째 주에 채집된 모기가 8월 주 평균의 두 배를 넘었다. 기후변화 탓이다. 여름과 가을의 기온이 갈수록 높아진다. 모기 개체 수는 25℃ 안팎에서 가장 많다. 가을 더위로 모기의 활동 시기가 길어졌다. 반면 여름철 극심한 고온에선 모기 수가 줄어든다. 다행히 기온이 뚝 떨어졌다. 그놈들이 이젠 물러나려나. 방심은 금물이다. 언제 또 날뛸지 모른다. 발호(跋扈)하는 게 모기뿐일까.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如是我聞). "특히 여의도 일원의 웅덩이를 조심하라." 선량한 백성의 피를 빨아먹는 것은 모기만이 아니다.
2025-10-21 05:00:00
[이런일] 국공립 로제비앙어린이집, '마음 나누 go ,행복 더하 go, 사랑 곱하 go' 행사
국공립 로제비앙어린이집(대구 북구 연경동)은 10월 17일 제 5회 '마음 나누 go ,행복 더하 go, 사랑 곱하 go' 재롱 발표 및 나눔 행사를 개최했다. 이 어린이집은 저소득 가정 결식 아동들을 위해 이날 행사에서 마련한 라면 212 박스를 무태조야동행정복지센터에 기탁했다. 아울러 '대구시교육청 지원 가족친화프로그램'의 하나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버블쇼도 했다. 박미경 원장은 "개원과 함께 다섯 번째 실시하는 행사에 학부모님, 교직원 등 많은 분들이 적극 참여해 의미가 더 컸다"고 했다.
2025-10-19 17: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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