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미테랑대통령의 방한

한.불양국 관계에 새 지평이 열리고 있다. 프랑수와 미테랑 프랑스대통령이프랑스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14일 한국을 방문했다. 우리의 경부고속철도사업에 프랑스의 전철 TGV가 선정된 직후 미테랑대통령의 방한은 21세기를대비한 한.불간의 새로운 동반관계를 예고하고 있어 그 의의는 자못 크다.프랑스측은 TGV의 대한수출이란 목표를 세워두고 미테랑대통령을 비롯한 정부각료들이 전력투구해왔다. 미테랑대통령은 한국의 5.6공당시 전두환.노태우두대통령이 강력하게 방한을 요청했지만 미뤄오다 TGV선정문제가 현안으로떠오르자 발표 얼마전에 방한을 결심했다. 또 TGV의 최종계약을 위한 실무자간의 협상이 진행되자 프랑스가 조선조말 한국에서 약탈.수집해간 직지심체요절과 왕오천축국전등 희귀 고서들을 반환해줄 뜻을 비쳤다.미테랑대통령이 보여준 {방한}과 {반환}이란 우호적 제스처는 TGV의 한국진출이란 {축하}의 뜻과 21세기를 예비하는 {포석}의 뜻을 아울러 갖고있다. 미테랑정부는 이번 방한에 즈음하여 우리와 친근한 지한파인사들을 대거 수행원에 포함시키는 한편,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많이 참여시켜 미테랑의 방한이한국국민들의 마음속에 더 가까이 느껴지도록 신경을 쓴 흔적이 뚜렷하다. 그러면서 수행하고 있는 경제.과학담당등 4명의 각료들로 하여금 한.불양국의현안을 발전적으로 협의토록 하는등 세세한 부분까지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최근 프랑스는 한국을 보는 시각을 달리하고 있다. 종전의 인식에서 대전환을 가져 온것이 확실하다. 냉전종식과 함께 구소련이 붕괴되자 프랑스는 동아시아진출이 교두보를 찾게 됐고 그것의 가장 알맞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것이다. 한국은 이미 TGV를 수입할만큼 경제적인 성장을 했고 군사정권에서문민시대로 바뀌면서 인권.민주화등 걸림돌들이 빠져 나갔기 때문에 프랑스의 파트너로서 안성맞춤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프랑스의 시각은 인도의 나라시마 라오총리의 방한과 궤를 같이 하는 것이다. 이미 한국은 국제사회에서이용가치가 있고 또 힘과 부를 공유하고 있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평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프랑스는 TGV의 수출을 시작으로 해서 한국을 동아시아의 경제적 발판으로보고 있지만 우리는 프랑스를 경제는 물론 정치적인 면에서도 그들의 힘과 지원을 얻어야 한다. 프랑스는 UN과 안보리의 상임이사국이자 유럽공동체의 지도국가이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우주.항공.통신.에너지.유전공학.도시공학.의학.환경등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미테랑대통령이 내미는 프랑스의 손을 잡고 경제협력의 실질적인 파트너로서양국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것이다. 미테랑대통령의 방한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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