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헤프닝 귀행보고회

주민들 차지가 될 큰 선물보따리가 풀어지는날-내손으로 뽑은 국회의원과 막걸리잔도 나누며 고생스런 농삿일 푸념도 하고, 미처 겨를없고 여력없어 하지못한 고향걱정.나라걱정까지 늘어 놓는 날. 주민들이 기다리는 국회의원의정활동귀향보고회는 바로 그런 날일 것이다.그러나 24일부터 닷새동안 치러진 김찬우의원(민자)의 청송지역 귀향보고회는 그런뜻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25일 군민체육관에서 열린 군민 윷놀이 대회장. 읍&면대항 윷놀이판이 적당한 농주와 어우러져 한창 흥겹던때 예기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국회의원을 수행하는 민자당지구당간부가 부남면출신 정모군의원의 멱살을잡고 폭언을 퍼부었다. 이유인즉 정의원이 전날있었던 부남면 귀향보고회장에나오지 않았던 것을 지구당간부가 문제삼았던 것.

대회장의 흥겹던 노래가락이 야유로 바뀐 것은 물론 아직도 당직자들이 국회의원을 업고 주민과 주민대표를 능멸하느냐며 여러사람이 팔뚝을 걷어붙이는험악한 분위기를 맞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지구당측이 즉각 사과표시를했지만 주민들의 노기는 가라 앉지 않았다.

지구당측이 손님이 된 윷놀이대회는 그렇다고 치면 귀향보고회진행에서는 그같은 호가호위(호가호위)가 없었던가. 귀향보고회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지구당측은 청송군 실.과장 2명씩을 행사장에 나오도록 했다.여기서 실.과장들의 역할은 주요군정.현안사업에 대한 주민과 국회의원간의질문.대화시 국회의원이 해야할 답변을 대신하거나 도움말을 주는 것이었다.당연히 지구당관계자나 수행원들이 맡아야할 역할이었다. 공무원이 근무시간에 국회의원 행사에 들러리를 선다는 비난이 거셌지만 당측은 당&정협의사항임을 내세워 아랑곳 하지 않았다. 모행사장에는 주민 참석률이 저조하자 청송군은 당측의 눈치를 보느라 일부직원을 행사장에 동원시켰다고도 한다.주민과 공무원들의 푸념과 비판이 계속됐지만 지구당측은 이를 모함의 소리로만 들었다.

과거 문민이전 지구당의 행태와 조금도 달라진게 없어 보이는 모습이때문에모처럼의 귀향보고회는 주민들에게 기쁨과 설렘보다는 자괴와 허탈감만을 느끼게 하는 날이 되고 말았다. 이런 풍경이 어디 이곳뿐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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