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부터 정책연구활동 준비관계로 거의 고향 대구에 머물거나 들락거리다보니 가족들에게 소홀한 점이 없지 않아 오랜만에 생색용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유길준전'을 보러갔다.평일인데도 방학인지라 많은 관람객들이 줄을 이었다. 1백년전의 사진풍물,유길준이 사용하던 신변용품에서 버선 명함에 이르기까지 볼거리가 잘 전시되어 있었다.
특히 유길준이 국한문혼용체로 직접 쓴 한국 최초의 서양문물 소개서인 '서유견문' 원본과 미국유학시 그의 스승이었던 모스교수에게 보낸 영어서간문은 문체나 형식에 있어서 짧은 1년6개월간의 체류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대학졸업생도 감탄할 만한 수준이었다.
1856년 서울 계동에서 태어난 그는 1881년 신사유람단의 일원으로 일본에있다가 임오군란이 발발하여 귀국하여 이듬해 보빙사 사절단으로 미국으로 가서 모스교수와 만나 28세의 나이로 고등학교에 입학해 공부하던중 다시 갑신정변을 만나 1885년에 귀국했다. 명실공히 최고의 개화 선각자인 그는 이후몇차례 김홍집 내각에서 내무대신까지 지내다가 다시 10년간 일본망명등으로정계에서 밀려난 후 결국 못다한 꿈과 파란만장한 일생을 마감했다. 그때가58세였다.
국제화, 세계화등 구호만이 요란하고 무엇을 해야되는지의 실천지침이나 각론이 전무한 지금, 우리도 다시 백년전 개화기에 개국과 개화로 출발한 국제화가 일제 35년의 단절 이후 또 다시 반세기를 맞고 있다.
그러나 제2의 개국을 맞는 지금도 어쩐지 착잡한 망설임을 느끼는 것은 필자만의 심정일까.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위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