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롭게 뛴다(15)-연출가 이국희씨

한가닥으로 질끈 묶은 긴머리와 길게자란 수염. 길가던 사람도 한번 뒤돌아볼만한 독특한(?) 외모의 연극연출가 이국희씨(31). 파카에 청바지차림의 그는 극단 살림에 보태기 위해 예술잡지를 배달하는등 연극에 대한 열정 못지않게 연극을 위한 일에도 적극적이다.고교생시절부터 워크숍 단원으로 연극판을 기웃거렸던 그는 출발부터 연출을꿈꿨었다고 털어놓았다. 지역극단에서 활동하는 연출가 대부분이 배우생활로경험을 쌓은뒤 자연스럽게 연출을 맡는 것과 달리 배우로서의 형식적인 기간을 거친뒤 90년 객석과 무대 출범과 함께 본격적으로 연출에 입문했다."현재 속해있는 극단 온누리 창단에 참여한 것도 기획과 연출을 분리한다는 극단방침에 공감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연출에 대한 이같은 그의 열정과 단원들의 열성이 어우러져 극단 온누리는 93년 제11회 전국연극제에서 그것은 목탁구멍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로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향토극단으로서 86년 4회대회 이후 처음으로입상권에 든 사실외에도 당시 같은 작품으로 출전했던 인천극단과 대등한 성적을 올린 것이 이씨의 연출력을 한층 더 높이 평가하게 만들었다.밤낮없이 연극에 대해 공부하고 고민한다는 그는 한때 독일 유학을 생각했으나 극단의 필요 가 발목을 잡아 포기하고 말았다며 웃는다. 지난해의 부진을 만회하기위해 열심히 뛰겠다며, 관객과 무대를 잇는 공연을 장르, 주제별시리즈 형식으로 시도, 연극에 대한 관객들의 접근을 보다 쉽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 연출의 지향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일천한 경력탓도 있겠지만연출자는 어떤 형식을 향해서도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영영 정해 지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연극은 순수하고 아름다워야 한다 는 원칙에 충실하고 싶기 때문에"이왕 택한 길, 조금은 어렵더라도 타협을 거부한채 나가고 싶다"고 털어놓았 다.〈김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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