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아공 연정 내분위기

만델라 남아공정부가 출범 10개월만에 심각한 흑-흑-백갈등을 빚으면서 내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만델라는 지난해 4월이후 정적이었던 데 클레르크 당시대통령과 줄루민족주의잉카타자유당의 망고수투 부텔레지당수를 각각 부통령과 내무장관으로 기용하며 흑백화합의 다당연합내각을 출범시켰다.

그러나 만델라와 이들 흑백정적들과의 한배타기는 인종차별혐의자사면및콰줄루-나탈지역에서의 선거, 자치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심각한 알력과 분열 증세를 나타내며 삐걱거리고 있다.

내무장관에 취임한 부텔레지 당수는 자신들의 본거지인 콰줄루-나탈지역에대한 자치보장등을 촉구하며 만델라와 심한 갈등을 빚기 시작했다.콰줄루-나탈지역에서의 자신의 권한과 영향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한 부텔레지는 잉카타소속 국회의원 48명전원(정원 4백명)과 상원의원 5명(정원 1백명)을 의회서 철수토록해 사태는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아직 내무장관직을버리지 않은 부텔레지는 만델라의 아프리카민족회의(ANC)와 데 클레르크의국민당이 잉카타당을 장악하려 한다며 싸잡아 비난했다.

ANC와 잉카타당은 지난해 선거전까지 콰줄루-나탈지역의 자치와 줄루왕국의권한문제를 둘러싸고 극심한 충돌이 빚어졌으며 줄루족간에도 ANC와 잉카타당으로 갈려 수천명이 숨지기도 했다. 결국 국제중재에 의해 양측이 합의,선거를 무사히 치렀으나 지금까지 이 합의이행이 안돼 대결분위기기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흑-흑갈등의 재연뿐만아니라 만델라정부는 과거 백인정권하에서 이뤄진 인종차별혐의자처리문제로 국민당의 데 클레르크부통령과 심각한 알력을드러내 내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주로 경찰들에 의해 저질러진 흑백차별행위자의 사면문제를 두고 데 클레르크부통령은 3천5백여명의 혐의자사면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연정탈퇴등도 고려, 사면에 소극적인 만델라대통령과 설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데 클레르크부통령은 흑백화해시대에 관용이 필요하며 자칫 이들에 대한 처벌이 내려질 경우 정치보복의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다며 사면을 주장했다.수차례에 걸친 각료회의나 의회토론에서도 합의점을 못찾은 이문제는 당장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만델라정부를 괴롭히고 있다.

백인통치에 따른 과거청산과 진정한 흑백대결해소는 언제 끝이날까? 만델라에 안겨진 최대의 고민거리다. 정인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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