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유럽순방과 실리외교〉

김영삼대통령이 우리에겐 '미래의 기회'로 불려지는 유럽 6개국 순방에 나섰다. 이번의 유럽 순방은 취임후 다섯번째 정상 방문외교지만 새로운 세계질서속에서 우리나라의 역할과 위상을 확보하는 좋은 계기가 될것같아 국민들의 기대감 또한 여느때보다 높다고 하겠다.김대통령이 북핵을 중심으로 한 미.일.중.러등 주변 4강국의 외교에서 한단계 도약을 꾀하게 된것은 교역.투자.기술협력등 3대요소의 다변화가 숙제인우리로선 세계최대의 선진시장인 유럽연합(EU)을 공략할 필요성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미투자는 32%인데 반해 대EU투자점유율은 8.8%에 불과하다. 또 한국의 대EU시장 점유율은 0.7%인데 대미는 2.5%, 대일은 4.9%임을 비교해 볼때 유럽은 '열린시장'이자 '잡을수 있는 기회'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종전의 해외 나들이때와는 달리 재벌 오너와 대기업경영인들을 대거 동행, 소극적인 관심을 적극적인 투자로 유도한다는 것이다. 특히 EU는 최대의 단일지역 시장임을 감안하면 이번 김대통령의 차원높은 세일즈외교는 경제실리면에서도 큰 효과를 얻을수 있을 것이다.유럽 순방일정은 14일동안 6개국 7개 도시를 방문토록 되어 있으며 5차례의정상회담을 비롯해 무려 60여 각종행사에 참석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으로 짜여 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도 말한 EU시장을 넘보는 일이지만 그것못지 않은 것이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사회개발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을 하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1백30여개국의 정상이 참석하는 이번 회의에서 16번째 연사로 나서 7분동안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정치.사회발전경험을 개발도상국의 성공사례로 발표한다.

김대통령은 이번 유럽순방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비상임 이사국으로 진출하는 좋은 기회로 잡고 있는데, 이를 위해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정상들을 초청하여 만찬을 베풀고 우리가 비상임 이사국으로 진출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게 된다.

이외에도 프랑스.영국.독일등지의 전경련 상공회의소등에서 수시로 연설해야하며 오는 2002년의 월드컵 축구의 한국유치를 위한 노력도 열심히 해볼 작정이다. 특히 월드컵 축구 유치는 단순한 스포츠외교의 차원에서 결실이 맺어지지 않는 것인 만큼 전국가적 무게를 실어 강력하게 추진해야 될줄 믿는다.

그리고 고속철도건설권을 프랑스측에 빼앗겨 자존심이 상해있는 독일에 대해선 상호투자확대로 상한 자존심을 치유해 줄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외교의기술이기도 하다. 특히 프랑스와는 고속전철건설에 따른 이권을 따간만치 반대급부로 약탈문화재의 반환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하여 확실한 결과를 얻어오길 바란다. 이번 김대통령의 유럽순방은 국민의 기대치에 들어 맞는 실리외교가 될것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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