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치인들의 한반도식민지 지배를 둘러싼 책임회피성 망언이 서슴없이 저질러지고 있어 우리를 경악케하고 있다.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전 일본외무성장관은 4일 도치기현 자민당지부회의에서 "한일합방조약은 평화적으로성립됐으며 조약중에는 식민지통치에 관한 어떠한 단어도 명문화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여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와타나베의 망언은 일본내의 자민·사회·신당사키가케등 연정을 구성하고있는 3당이 작년 6월 출범시 정책합의를 통해 전쟁책임을 반성하고 미래의 평화를 향한 결의를 표명하는 소위 '불전결의'를 추진하고 있는 시점에 일어난일이어서 일본의 숨겨진 치부를 드러낸 결과가 되고 말았다. 와타나베는 자민당소속으로 일본국회의 부전결의를 반대하는 자민당의 의원단체인 '종전50주년국회의원연맹'(회장 오쿠노의원)과 뜻을 같이하는 극우집단의 일원이다.그는 하타 쓰토무(우전 자)전총리를 비롯하여 집권연립3당의 지도자들이 "과거에 대한 사죄를 애매하게 둔채 지나가면 오히려 대가가 크다. 잘못은 솔직하게 인정해야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는 요지의 부전결의를 추진하자 이를 강력히 반대해 왔다.
반대하는 명분은 부전사죄결의가 자칫하면 종군위안부보상문제, 사할린잔류한인귀국문제등 법적책임문제로 연결되어일본의 협상력을 약화시킬지 모른다는 현실적인 우려때문이다. 그래서 자민당은 물론 통합야당인 신진당내에서도부전사죄결의를 저지하는 의원모임이 결성되어 투쟁적인 성격의 행사를 벌이고있다. 1월에 발족된 '종전 50주년 국회의원 연맹'에는 중·참의원 1백43명이참여했고, 신진당의 '올바른 역사를 전달하는 모임'에는 25명이상이 참여하고있다.
부전사죄결의 저지운동에 참여하는 정치인들은이름은 그럴듯하게 '올바른역사를 전달하는 모임체'로 가장하고 있지만 실제는 역사를 볼줄아는 혜안이없거나 아니면 맹인상태 그 자체이다. 왜냐하면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끊임없는 대화이며 미래로 향하는 지침'이라는 정의에 비춰보면 과거를 왜곡할 경우엔 밝은 미래는 절대로 제시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일본에는 와타나베 이외에 오쿠노 전문부상도 '2차대전은 아시아 해방전쟁'이었다는 망언을 했으며 신진당의 다카이치 사나에(고시조묘)의원도 '당사자 아닌데 반성이 웬말'이냐며 오리발을 내놓기도 했다. 심지어 일본의 왕까지도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발언을 '통석의 염'으로 얼버무릴 정도이니 그들의 역사인식 수준은 능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올해는 일본의 패전50주년과 우리의 광복50주년이 맞물린 해로 우리정부는 일제잔재를 청산하고 세계화의 기치아래서 미래를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나온 와타나베전장관의 망언에 대해 실로 유감의 뜻을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 역사는 시계의 침처럼 돌려 놓을 수 없는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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