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녹음실.웅변학원 즐거운 비명

동시 실시되는 6.27지방선거의 특수를 은근히 기대했던 음식점 등 상가는 특수는 고사하고 예년 수준의 매기에도 못미친다는 하소연이다. 통합선거법이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콩나물도 누워 크는 놈이 있다'는 속언처럼 호황 업종이 있다. 선거홍보물 기획사.인쇄및 제지업체는 선거특수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신장됐다.녹음 스튜디오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후보들의 로고송 제작주문이쇄도한 탓이다.

로고송 제작비도 20~30배로 폭등했다. 노래 한곡 녹음에 2만~3만원 하던 것이 최고 60만원까지 뛰었다. 개사한 로고송을 부를 가수와 악기까지 대기시켜두고 부르는 값이다. 대부분의 후보들이 보통 서너개씩 로고송을 준비한다고볼 때 로고송 제작 시장규모가 짭짤하다는 것이 입증된다.

형편이 넉넉지 못한 후보는 자원봉사자 등 선거운동원중에서 노래를 잘하는젊은이를 이용하기도 한다.

웅변학원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업종이다. 4대 선거에 나서는 후보중에는 선거연설은 커녕 대중연설을 해보지 못한 '초보 후보'가 태반이다. 그런데 통합선거법은 가두 연설및 대담은 무제한 허용하고 있다. 게다가 광역의회 의원선거와 기초단체장및 기초의회 의원선거는 합동연설회를 가지도록 돼있어 후보들간의 말솜씨도 비교된다.

이에 따라 각급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유명 웅변학원 강사에게 단기 속성의특강비를 내고 대중연설을 배우고 있다. 특강비도 강사에 따라 다르나 1회 한시간에 1백만원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는 소문이다. 더욱이 찬조연설원을 둘 수있는 광역단체장 후보간에 웅변학원 강사를 찬조연설원으로 모셔가려는 경쟁이불붙어 웅변학원 강사는 요즘 이래저래 제 철을 만났다.

김석수중앙선관위원장은 16일 김대중 아.태평화재단이사장의 정치재개 문제를 둘러싼 여야대립 등 선거양상이 지방선거 취지와 어긋나게 전개되고 있는데우려를 표시하고 공명선거실천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각 당에 강력히 요청했다.

김위원장은 이와함께 국민생활을 방해하지 않도록 심야 선거운동 등을 자제해줄 것을 각 당과 후보에게 당부하고 각급 선관위에 정당과 후보자의 선거법위반행위에 즉각 대처,감시.단속활동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김위원장은 이날보낸 협조요청 공문에서 "이번 선거는 지역대표자를 선출하는 지방선거인 만큼정당이 지방자치와 관련없는 정치적 쟁점을 지나치게 부각시키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위원장은 "상대 정당 또는 후보자에 대해 비방, 허위사실 유포, 흑색선전및 흠집내기등으로 선거를 과열시키고 혼탁하게 하는 행위가 일부 행해지고 있다"며 "각 정당은 법테두리안에서 정강.정책을 중심으로 정정당당하게 경쟁,바람직한 선거문화가 정착되도록 협조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확성장치와 전화이용 선거운동등으로 인한 국민생활 불편 현상과 관련, 김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후보자만 1만5천여명에 선거운동 방법 역시 확대돼 국민의 안온한 생활을 방해하지 않을까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김위원장은 이에 따라△공개장소 연설.대담때 확성장치로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행위 △밤늦게까지 연설.대담을 하는 행위 △전화를 이용,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심야전화선거운동 행위등을 적시, 이들 행위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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