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포항-청진축을 형성하라우리는 수년전 환동해시대에 대응한 대구 경북 이니셔티브(주도권)를 구상하고 그 핵심으로 대구-포항축과 포항-청진축의 형성을 적극 추진한 바 있다. 비전은 다소 꿈같은 것이다.
몇년전 매일시론에 '대구에서 청진까지'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는데 '꿈같은 이야기'라고 비웃은 사람도 있었지만 이미 이 비전은 현실화되고 있고,현실이 경쟁적으로 전개되기도 전에 대구 경북은 벌써 소외되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 정부 수뇌가 왜 환태평양이 아니고 환동해냐고 하기에 필자는 환동해없이는 환태평양도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환태평양 무대에 동남아 각국은아세안이란 지역협력의 틀을 갖고 나오고, 미국도 NAFTA라는 지역 협력의 틀을 갖고 나오며, 호주 역시 그러한데 한국은 외톨박이로 참가하니 영향력이있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서유럽 각국도 EU라는 지역협력의 틀을 갖고 세계 무대에 뛰고 있지 않은가. 한국은 동북아 지역협력의 틀을 가져야 하는데 동북아는 환황해와 환동해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조정역'맡아야
한국은 환황해와 환동해사이의조정국가가 되어야하고 대구 경북은 '지경학'(Geo-economics)적 위치로 환동해를 맡아야한다.
오늘날의 세계 무대는국가가 뛰기보다는 국가는 여건만 조성하고 지방자치단체나 비정부조직(NGO) 이 직접 뛰는 무대이며 따라서 지방이 직접 뛰지않으면 국가로서도 불리하고 지방자체의 발전은 어렵다. 더구나 동북아는 세계에서 가장 정치적 긴장도가 높고 역사적으로도 복잡하여 지방자치단체가나서는 것이 긴장을 피하면서 오히려 완화시킬 수도 있다.
환동해권에는 이미 일본내 동해연안의 각 지방자치단체가 활발히 뛰고 있다. 러시아가 환태평양경협 참가의 첫 관문으로 동해 진출을 채비하고 있고중국의 구만주 지방이 두만강 하류를 통한 동해 진출을 추진하여 훈춘-자르비노항철도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북한이 나진-선봉및 청진자유경제무역지대 개발에 명운을 걸고 있는 것도 주지하는 바와 같다. 바야흐로 동해가 '이 세기의 지중해'로 부상할 움직임과 한국내의 지방화 움직임이 맞아 떨어져 강원도 부산 경남에서는 환동해전략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강원도에서는 환동해지사 회의를정기적으로 개최하는가 하면 동해-나진-훈춘간, 속초-나진간의 정기 직항로 개설에합의하여 곧 운항에 들어간다. 또 부산-나진및 부산-청진간의 직항로 개설도 정식합의하여 월 2회 운항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대구 경북은 무얼하고 있는가. 환동해의 광통신체계와 교통체계에서도 소외되고 있지 않는가.
92년의 남북기본합의서에 이어 개설된 남북경제공동위에서 인천-남포 직항로와 함께 포항-청진 직항로 개설에 정식 합의 서명한 바있다. 그때 정부및경북도 당국자의 협의하에 필자도 북한을 방문하여 평양측을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북한의나진 선봉개발은 중국의훈춘개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개발 구상과 함께 경쟁적인 관계에 있으므로 포항등의 남쪽 항구를 끌어들이는 것이 훨씬 유리하지 않느냐고.
물론 부산항이 중요하지만 부산항은 이미 포화상태이고 또 어느 한쪽에 집중하는것 보다 기능을 분산시키는 것이 좋고, 동해항은 배후 산업도시가 없어 경제효과가 약하지만 포항은 대구 구미등의 강력한 산업배후지가 있고 더구나 청진의 제철소와 포철간의 철강협력이 가능하지않겠느냐는 것이 요지였다.
그때 포항 청진이 일본해로 불리는 동해의 이름을 되찾자고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도 큰 성과의 하나였다.
**지자체협력 시금석
정부는 대북쌀 지원에 이어 남북경제공동위의 복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렇다면 이미 합의한 포항-청진간 직항로 개설을 실현해야한다. 북한의 청진으로서는 포항카드가 절실하고 포항으로서는 청진카드가 절실하다. 포항-청진이 튼튼해야 환동해이니셔티브가 가능하고, 포항-베를린 축으로도 이어져포항은 동해의 암스테르담으로 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이 너무 앞서면 다른 나라가 경계하기 마련이고 북한과 러시아는 힘이없고 한국의 포항이 앞장설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포항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대구-포항축의 형성이 기본이다. 우리가대구-포항 고속산업도로 개설을 주창하고, 대구 경북 협력을 강조하는 것도그 때문이다. 대구-포항-청진 축의 형성을 대구 경북 지자체간 협력의 시금석으로 삼아야하지 않을까. 경북대교수·경제학
'신일희칼럼'에 이어 하반기 6개월간은 격주(화요일)로 '김영호칼럼'을 연재합니다.
■김영호교수 약력
△경북대 경제학과 졸 △일본 오사카대 대학원 졸(경제학박사) △경북대경제 경영연구소장 △일본 도쿄대 교수 △일본 아사히신문 21세기위원회 위원 △다산 경제학상 수상 △저서 '동아시아 공업화와 세계자본주의'등 △현경북대 교수, 일본 도쿄대 객원교수, 중국 베이징대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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