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시론 (배성동·명지대교수 정치학)---선거이후

이번 선거는 선거로서는 아주 잘 치러어졌다고 할 수 있다. 4가지 선거를동시에 할 수 없다고 실무선에서 불평했던 것은 이제 사라질 것이다. 대통령의 강한 의지에 의하여 전반적으로 깨끗한 선거가 되었다고 본다. 다만 개표를 여전히 수작업으로 진행하여 많은 사람들을 밤새우게 한것은 잘못이다.대학수능시험을 컴퓨터로 채점하듯이 분류기계, 또는 식별장치를 이용하면몇시간 안에 끝낼수 있다.'19C식'선거고집

미국의 일부지방에서 하고 있는 것처럼 아예 컴퓨터에 입력하듯이 투표하면 투표종료와 함께 집계되어 당락이 결정된다. 컴퓨터 화면에 후보자 사진과 약력 그리고 공약을 보여주고 찍기전에 다시한번 생각할 여유를 주는것도좋을 것이다. 컴맹(컴퓨터를 모르는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고? 이제는 카드를 가지고 기계로부터 돈을 찾는 시대가 되었다. 아마도 다음 선거에서는60%가 30대이하일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기호선거를 청산할 때가 되었다. 21세기를 눈앞에 두고서언필칭 세계화운운 하면서 선거는 19세기식으로 계속하려고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그러니까 정치는 4류라는 소리를 듣는다. 후보자들이 승리를 다짐하는 V자모양을 손가락으로 그려보는 것은 괜찮으나 선거운동을 기호알리기 위주로 하는 것은 우민정치의 표본에 지나지 않는다. 기호라는 말도 틀린사용법이다. 1, 2, 3…이라고 하는 것은 번호 또는 순번이라고 하는 것이 옳다. 기호라는 표현은 3공 이전에 하던 작대기선거의 유물이다.또 한가지 지적할 것은 투표함을 안이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통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개표과정에 말썽이 있었던 표섞임을 예방하기가쉽고 투표하기전에 함이 비어 있는지 확인하고 봉인하는 절차를 생략해도 될것이다.

기호선거도 청산을

이번 선거에서 여당인 민자당이 전국적으로 패배했는데 특히 서울에서는참패했다. 민자당이 패배할 징조는 선거를 앞두고 이미 드러나고 있었다.즉, 연초에 선거를 연기하거나 안했으면 하는 소리를 낼 때 이상했다. 야당이 중간평가라고 하니까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서울시장을 국무회의에 참석시키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런 것이 모두 선거에 질 징조였다. 어떤 여당의원은 월간지에 글을 썼는데 "지방자치를 하면 나라가 망하고 안하면 민자당이망한다"고 했다. 그런 사람들의 주장이 결국 관철되지 못했지만 선거결과는'나라는 괜찮고 민자당은 망했다'세상에 집권여당이 선거에서 졌는데 주식값이 오르다니,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이번에 선출한 사람들의 임기는 3년이다. 국회의원선거와 2년의 거리를 두기위해서이다. 그러나 대통령임기가 5년으로 되어 있어 2002년에는 겹치게되어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내각제로의 개헌문제가 제기되었는데 이것을본격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하며 그것이 안되면 대통령임기를 4년으로 하고중임할 수 있도록 개헌을 하는 것이 옳다.

지방정부 협력 마땅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지방자치의 팡파레는 울리지 못한채 각 지방의 행정은 새로운 책임자의 손에 넘겨졌다. 사실 우리 국민이 지금부터 걱정해야할 일은 우리의지역 살림이 잘 될수 있도록 머리를 짜내고 협력하는 일이다. 지방정부의 장들은 정당소속을 떠나 서로 협조해야 한다. 이의근 경북지사가 문희갑 대구시장과 원만한 관계를 이루어 나가겠다고 해서 우선 믿음이갔다. 대구와 경북은 남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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