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침형이 차에 오른다. 천천히 차를 몬다. 기요와 짱구도 오토바이를 밀고간다. 새끼 다섯이 그 옆을 따른다. 각목과 쇠파이프를 든 당당한 걸음이다.나는 꼬리에서 따른다. 승용차와 오토바이가 연립주택 뒤로 빠진다. 십이 동뒷마당에 승용차가 선다. 오토바이도 그 옆에 세운다. 쌍침형이 휴대폰으로어디론가 전화를 건다."삼개조? 벌써 떴어? 제왕나이트? 그래, 알았어. 다시 연락해. 우린 됐어"기요와 짱구가 오토바이 뒤 쿠션을 뒤진다. 회칼을 뽑아낸다. 허리춤에 찌른다.
"시작이다"
쌍침형이 말한다. 쌍침형이 차에서 내린다. "가자구"하며 짱구가 앞장을선다. 그 뒤로 기요와 새끼들이 따른다. 나는 그 자리에 서 있다. 기요가 "너도 와" 할까보아 마음이 졸인다. 쌍침형이 "너도 가"하지 않는다. 나는 안심한다. 짱구 일행이 연립주택 모퉁이를 돌아나간다. 연립주택에는 창이 밝은 방이 있다. 등이 꺼진 방도 있다.
"어느 방이냐?"
쌍침형이 묻는다. 나는 삼층 왼쪽 방을 손가락질 한다. 등이 켜져 있다.창문이 열려 있다. 쌍침형이 절뚝거리며 걷는다. 나는 쌍침형을 따른다. 쌍침형이 걸음을 멈춘다. 내가 늘 망을 보던 자리다.
"어느 차야?"
쌍침형이 앞마당 건너를 보며 묻는다. 승용차 세 대, 봉고 한 대가 있다.나는 가운데 승용차를 가리킨다. 달빛이 희미하다. 분홍색이 어렴풋이 드러난다. 짱구 일행이 십이 동 출입구 앞으로 간다. 짱구가 지시를 한다. 흰 장갑이 눈에 잘 띈다. 새끼 셋이 출입구 안으로 들어간다. 새끼 둘은 출입구양쪽에 선다. 출입구와 얼마쯤 거리를 두고 기요와 짱구가 버텨선다. 잠을자는 옥상에서도 그들은 그 연습을 했다.
시간이 흐른다. 쌍침형이 시계를 본다. 전화벨이 울린다. 쌍침형이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낸다.
"시작됐다구? 알았어. 끝내고 연락하마. 우린 팔팔로 갈거다"쌍침형이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는다. 나는 다리가 떨린다. 심장이 너무 뛴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다. 더위조차 찐다. 바람기가 없다. 등골과 가슴으로 땀이 흐른다. 눈이 찝찝해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오줌이 마렵다. 오줌을 쌀 것만 같다. 나는 뒤돌아 몇 발 걷는다. 오줌이 잘 나오지 않는다.그때다. 뒤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린다. 삼충쯤, 문 열리는 소리다. 어지러운 발소리가 계단을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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