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휴가를 사고 팝니다" 필요따라 비용 부담후 추가사용

선진국 기업 가운데 보수는 괜찮은 편이지만 휴가가 적다는 평가를 받아온미국의 기업들이 최근 사회복지책의 일환으로 휴가를 사고 팔수 있도록 하는'휴가은행'을 운행해 사원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미국의 코카콜라,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두폰, 퀘이커오츠등 대기업들은사원들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가입이 가능한 '휴가은행'을 최근 몇년전부터운행해 사원들이 필요에 따라 휴가일수를 사고 팔아 휴가를 늘리거나 줄일수 있도록 하고 있다.

종업원 복지자문회사인 휴잇어소시잇은 지난해9월 조사에서 미국기업의약 15%가 종업원 휴가은행제를 시행하고 있었으며, 추가 휴가사용일은 1년에보통 5일을 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에 있는 종업원복지연구학회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휴가은행제가 경직된 휴가일수 적용의 불만을 해소해주면서 종업원의 호응속에 계속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휴가은행을 이용하기 위해 이 제도에 가입한 종업원들은 급료의 일정비율을 추가 휴가사용의 대가로 포기해야 하는 금전적 부담이 따른다.종업원 복지전문가들은 휴가은행제가 필요에 의해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할수 있는 융통성있는 제도라며 칭찬하면서도 그 부담을 전적으로 종업원에게지우게하는 점에 대해서는 휴가사용을 간접적으로 막는 효과를 내게 된다며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런데 추가휴가의 필요성이 미국기업의 주요 관심사로 등장한것은 미국노동자들의 노동일수가 여타 경쟁국에 비해 많기 때문으로 관계자들은 진단한다.

뉴욕의 한 연구기관이 지난 93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연간노동일수가 캐나다 프랑스 독일 스웨덴은 물론 일벌레로 알려진 일본보다도나와 적잖이 놀랬다는 것이다.

이 조사에서 미국인 노동자는 연간 평균 30일의 휴가를 받고 있는 반면 독일은 46일로 조사대상에서 가장 높았고, 캐나다와 멕시코도 각각 33일과 36일로 미국보다 3~6일이 많았다.

우리나라 종업원들로서는 이들 나라의 풍성한 휴가가 부럽기 그지없겠으나미국 종업원들은 이정도의 휴가도 턱없이 부족한 모양이다. 휴가은행에 참여하는 미국 종업원의 절대다수는 휴가의 판매보다는 구매를 택한다는 것이다.〈뉴욕·최문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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