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가 큰이슈로 등장해 한·미·북한간 한창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었던 지난해 봄. 김진영씨의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란 핵관련 소설이 공전의히트를 했었다.94년8월 출간후 1년도 안돼 무려 3백만부를 돌파했던 것이다.내용은 재미핵물리학자가 주변강대국의 신변위협에도 불구, 조국을 위해핵무기 개발에 앞장서다 미첩보국의 음모로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고….이 사실을 한기자의 끈질긴 추적끝에 10여년만에 전모가 밝혀진다는 줄거리다.
핵전문가 해임 파장
이 소설이 공전의 히트를 할수있었던 것은 당시 북핵문제에 있어 한국은늘 북한과 미국에게 주도권을 뺏겨 질질끌려다니는데 식상함을 씻어준것도한몫했을 것이다.
최근 보직해임된 원자력연구소의 이병령원전사업팀장의 이야기는 개인적인인사차원을 넘어 핵문제에 있어서 주권국을 부르짖는 또 한사람을 희생시키지나 않았나 하는 의구심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핵전문가였던 김태우박사도 93년말 워싱턴핵관련 국제회의서 한국의 비핵정책을 지지하는 중국과 일본대표등에게 정부정책과는 달리 바른소리를 했다가 사직권고를 당했던 사람이다.
김박사 역시 핵문제에한해서는 미국의 우산에서 벗어나야하고 한국의 비핵선언에 대해 계속 비판해 왔던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병령전팀장은한국형경수로의 기술도입, 설계, 국제공인등 전과정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다한다.
지난 87년 영광3, 4호기 건설때는 실무책임자로 미컴버스천 엔지니어링(CE)으로부터 핵심기술을 뺏다시피 배워왔고 특히 원자로의 핵심부분인 유체계통설계까지 지휘했었다.
그는 또 북핵협상에도 참여, 작년6월 워싱턴서 열린 한·미·일 3자협의때한국형의 존재를 협상팀들에게 설득, 당시 러시아형을 북한에 공급하려했던미국의 의도에 쐐기를 박기도 했다.
북핵협상 미의도 쐐기
이씨는 원자력의 한국중심역할을 주장하며 사사건건 한전측과 마찰을 빚어한전과 원자력연구소간의 골깊은 알력의 희생양이 되었는지도 모른다.그러나 적어도 원자력이란 막중하고 위험천만인 업무를 두고 부처간 티격태격한다는 자체가 웃어넘길 수 없는 일이다.
이같은 알력이 고리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누출이라는 씻지못할 사고를 초래한 것은 아닐까.
핵문제에 한해 우리만큼 북핵을 코앞에 두고도 발가벗고 손든 국가도 없을것이다.
미·프랑스·중국등 핵보유국들의 압력에도 불구, 일본은 어느새 우라늄농축은 물론 원자력기술에서 세계최첨단을 구가하고있지 않은가.그들은 문제가 생길때마다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정책결정에 참여토록해 국익을 챙기고 있다한다.
그런데 우리는 북한이 끈질기게 핵개발을 하고있는데도 농축및 재처리시설마저 보유하지 않겠다고선언했으니 힘의 균형에서 이미 밀려나 핵협상에선늘 북·미에 끌려다닐 수밖에 없었던것.
전문인력 보호해야
천신만고끝에 한국형경수로를 북한에 지원할 단계에서 이같은 부처간 알력과 이씨의 보직해임, 방사능누출사고등은 자칫 한국의 중심역할을 축소시키지나 않을까 우려된다.
우리는 원자력에 관한한 전문인력을 한사람이라도 더 키우고 보호해야한다.
그런데도 정부정책과 상충되는 주장을 편다해서 족쇄나 채운다면 국익을위해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다.
전문가들을 우대하고 정책결정의 다양한 참여자로 활용한다면 북핵문제에서 북한이나 미국으로부터 주도권을 되찾을 수도 있을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