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엔저시대에 대비하자

일본의 엔화 강세덕에 호황을 누리던 우리경제는 예상보다 빨리온 엔화 약세로 인해 상당히 당황하고 있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지않겠나 하던 엔강세가 갑자기 약세로 돌아서 대비가 소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엔약세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원화 강세는엎친데 덮친격으로 우리의 수출에짐이 되고 있다.이에따라 그동안 경기의 정점논쟁 즉 언제까지 지금의 지수상의 호황이 지속될 것인가도 대체로 오는 4/4분기를 정점으로 끝난다는데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4월 한때 1달러당 70엔대까지 치솟았던 엔화강세가 이처럼 예상보다 빨리 약세로 돌아선 것은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일본의 이익이 맞아떨어진 것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난 7월부터 미·일자동차협상 타결후 미국도 달러가치 방위의 필요성을 느껴 일본중앙은 행과 함께 달러매입에 적극나서는 국제외환시장에 개입했다.

미국으로서의 우려는 일본경기가 계속 후퇴하고 또 금융시장이 혼란을 가져오면 결국 미국경제에도 나쁜영향을 미친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일본 금융시장은 대출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인 악성대출금이 5천7백억달러에 이르고얼마전에는 일본최대의 신용조합인 코스모크레디트가 붕괴되는등 혼란의 조짐이 조금씩 드러나기도 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일본경제가 4년째 성장률이 1%에도 못미치는 침체의연속이 그 요인이다. 이를 두고 이제 엔화약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대세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그래도 일본의 무역흑자는 1천억달러에 머물고 있는등 이기적 흑자가 지속되는 한 근본적으로는 엔화강세가 사라질 수 없다는논리도 만만찮게 나오고 있다. 그래서 1백엔 전후서 정착되지 않을까하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우리의 기업들의 대응은 그런대로 신속한 편이다. 우선은 설비투자를 크게 줄이고 있다. 통계상으로도 상반기중 대기업의 설비투자 증가율이26·4%였으나 하반기는 15·7%로 낮추고 있고 내년은 더욱 낮은 9·7%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의 조정은 쉽지만 엔약세와 원강세가 가져오는 수출부담은 단기간에는 조정되지 않을 것이다. 지금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도체,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 전자, 기계, 철강중 반도체와 철강을제외하고는 모두 경쟁력을 잃을 것이 아닌가 보고있다.

이에 밀어닥칠 경기침체와 그로인한 실업률증대등 사회적 불안에 대한 충분한 대비가 과연 어느방향에서 어떻게 잡혀져야 할지 걱정이 아닐수 없다.게다가 수출증가율이 줄어든다면더욱 심화될 무역수지 적자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도 걱정이다. 문제는 반도체에서 보듯 세계일류화를 지향하는 것이지만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데 있다. 정부와기업 그리고 국민 모두의문제라고 생각해야 어렵지만 그래도 풀릴 가능성이라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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