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빗나간 시정질의

22일 대구시의회 의원들의 시정질문은 처음부터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2대의회가 개원한 이후 최초로 벌이는 시정질문이어서 관심을 모았으나 일부의원들의 회의 규칙을 무시한 무분별한 발언 등으로 의원의 품위를 떨어뜨렸다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였다.시정질문을 한 총9명중 처음으로 발언한 손병윤 의원(수성구)은 그린벨트해제, 대구선 이설 문제 등에 대해 문희갑 대구시장에게 대책을 추궁했다.손의원은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은듯 "대구선 이설에 대해 시장이 잘 모르니까 앞으로설명을 30분간 계속 해야겠다"며 장황하게 보충질문을 계속했다.보충질문은 10분으로 규정돼있는 회의규칙을 무시한 그의 이같은 행동에오남수 의원(중구)이 의사진행발언으로 "중복발언을 하지 말고 요점만 말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손의원은 오의원을 지칭, "시장과 사적으로 '희갑이 형님' 하는관계이기 때문에 받아들일수 없다"고 반박했다. 오의원이 시장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듯한 손의원의 말에 주위가 술렁거리기 시작했고 의장도 "시의원의 품위를지켜달라"며 "2분내 질의를 마치지 않으면 마이크를 끄겠다"고목소리를 높였다.

그 와중에도 손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할 말을 계속했다.이때 대구시청앞에서는 대구선 이설을 반대하는 수성구민들이 피켓을 들고 '문희갑 나오라'고 외치고 있었다.

한편 뒤이어 시정질문에 나선 서보강 의원은 시정 질문을 하면서'빤스' '난링구'라는 비속어를 몇번이나 되풀이했다. 방청석에서는 웃음소리가 새어나왔으나 서의원은 이를 의식하지 못한듯 발언을 계속했다.예정에 없던 발언까지 쏟아져 밤9시가 넘어서야 끝난 이날 질의는 처음으로하는 시정질문에 의욕이 넘친 탓도 있겠지만 지역구민을 의식한 인기성질문이 많았고 초대의회에서 수차례 지적됐던 중복 질의, 핵심을 벗어난 질의가 여전히 되풀이됐다는게 중평이었다.

의회 관계자들은 "일부 의원의 자질이 한심스러울 정도"라면서 "주민의 눈을 두려워할줄 알아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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