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50대인 남편의 학교동창부부 여섯팀이 중국으로 여행을 떠났다.안동, 서울, 대구로 흩어져 살지만 고향은 모두 안동이다. 남편은 중국을 여러번 다녀온터라 일행의 인솔자가 돼 알뜰히도 안내를 했다.갓 태어난 아기가 방 한칸에 하루씩 자도 25년이 걸린다는 자금성, 화려한별장 이화원, 지하궁전과 천단공원, 만리나 되는산에 구비구비 성을 쌓은만리장성, 계림 리강의 3천6백개 산봉우리, 모택동이 내려다 보는 천안문광장, 골동품골목인 유리항….화려한 자금성 뒷골목엔 형편없는 집과 꾀죄죄한 사람들이 대조적이었지만공산국가 같지않고 자유스러워 보이는 저 중국이다시 저력을 과시할 날이멀지않은것 같았다.
그런데, 구경은 알차게 잘했건만 은근히 화가 났다. 일행들은 모두 부부간에 다정히 손을 잡고 자기부인들을 잘도 챙기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 항상 바쁜 남편인지라 같이 여행다닐 시간도 없고 해서 이번여행에 부푼 기대를 했었건만 첫날부터 안동남자의 지겨운 양반타령(?)이 나왔다. 나야 어찌되든 자기혼자만 비디오카메라 들고 쫓아다니고, 물건 좀 사려면 "거 뭐할라꼬 사노?" 방해만 놓고, 도무지 손을 잡아주길하나, 어쩌나 보려고 높은곳에서 무섭다고 하면 "뭐가 그리 무섭노?"하면서 혼자 내려가버리고….'아이고! 내가 뭐하려고 같이 왔던고!' 싶은게 남사스럽고 속상해서 5박6일간 스트레스만 쌓였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너무 다정한 부부를 보니 나역시 조금은 민망해졌다. 나도모르게 안동의 양반부인(?)이 다 됐나보다. 그래, 우린 우리식대로 살아야지. 무덤덤하게, 좋아도 속마음으로 깊은 정을가진 그런 부부로….
(안동시 상아동 125의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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