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씨비리'보는 전씨 심경

'노태우전대통령의 통치자금 5천억에는 전두환전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돈도포함돼 있다'는 정해창전청와대비서실장의 발언으로 5공비리파문에 말려들위기에 처한 전두환전대통령의 요즘 심경은 한마디로 '배신감' 그 자체다.노전대통령 비자금이 일파만파로 정·재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는 와중에도 전전대통령은 산행을 가고 골프장을 찾으며 지인의 경조사에 모습을 나타내는등 일견 유유자적했다. 하지만 전씨측근이 전하는 '속마음'은 겉보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전씨는 노씨의 사과성명이 나온 후 "내가 사람을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지…"라며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씨 측근은 전했다.

노씨에 의해 2년1개월간 백담사 유배를 당했던 당시에도 "그 친구가 원래그럴 사람이 아닌데 대통령이 되더니 권력의 마성(마성)에 휘둘려 변했다"며팔을 안으로 굽혔으나 비자금 파문에 대해서는 손을 내젓고 있는 것이다.더욱이 최근 '전씨는 최소한 자린고비 노씨와는 달랐다'는 세간의 평으로반사이익을 보고 있던 전씨는 '정치자금에 관한한 5·6공은 한배'라는 식의정씨주장으로 더더욱 배신감을 느끼게 됐다.

전씨는 정씨 발언전만 해도 "40년 친구가 일생일대의 곤경에 처했는데 설혹 오해를 받는 일이 있더라도 만나서 위로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비자금사건이 일단락되는 대로 노씨를 '위로방문'할 뜻을 자신의 측근에게 비치는 등애증이 교차했으나 또다시 마음이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노씨 퇴임후 '동병상련'을 느끼며 육사11기 모임에서 다정한 포즈를 취하는등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던 전·노 두사람이 또다시 일그러진 관계의 굴곡에 맞닥뜨린 셈이다. 〈김미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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