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시론(우동기 영남대교수.행정학)-소득 만불시대의 정부혁신

분배.복지의 새흐름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 진입의 분수령이라는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진입하였다.정부는 6년뒤인 2001년에는 2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의 양적성장 일변도에서 분배와 복지 같은 질적 성장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물질적인것 못지 않게 정신적인 것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큰 흐름이 바뀌어 가고 있다. 그리고 소득 1만달러 시대의 진입은 우리에게 선진국으로 도약하느냐, 그렇지 않으면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고 마느냐 하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정부는 소득1만달러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좌표를 설정하고 그 지향점을 향해 정치, 행정, 경제, 사회등 모든 분야에서 대전환과 혁신을 가져와야 할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은 1984년에 1만달러시대를 맞이하였다. 당시 일본의 국민생활 유행은 3C이었다.즉 자동차(Car), 에어컨(Cooler), 컬러TV(Color)를 지니는 것이 소득 1만달러 시대의 시민생활 수준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들이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시대적 풍조를 이미 겪었다. 따라서 일본과 비교할때 오늘날 우리 나라 국민들의 개인적인 소비수준은 1만달러 이상의 생활을 향유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삶의 質은 사실 개개인의 노력보다는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에 의해서 결정되어진다.정부서비스란 정부가 국민들을 위해서 하는 일을 가리킨다. 따라서 정부가 국민을 위해 제대로일을 하지 못할 때에는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에 걸맞은 삶의 질은 확보될 수 없다.정부는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존재한다. 국민들은 이러한 정부서비스를제공받기 위해 세금이라는 명목의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 1994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은 약65조원의 세금을 정부에 납부하였다. 이것은 국민들이 일년간 번돈의 약2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다른 외국과 비교해볼때 1만달러 이상의 국민소득에 해당하는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공급받는 정부서비스 수준은 그러하지 못하다.

삶의 質과 행정서비스

우리나라 국민들은 개인적 소비수준과 租稅부담은 1만달러 이상의 선진국 수준인 반면에 국가가하는 일의 수준은 5천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1994년에 발표된 세계경제 포럼의자료에 의하면 한국정부의 경쟁력은 세계에서 30위이고 15개 개발도상국 중에서는 열번째라고 한다. 어느 기업인은 "행정은 3류이고 경직된 관료집단과 政府규제가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생존에 가장 필수적인 수돗물만 하더라도 안심하고 먹을 수 없다. 매일매일의 교통체증은 이제는고통스럽다. 기업의 물류비용은 매출액의 17%나 차지해 미국의 7%와 비교할 때 두배도 더 든다.지하철공사장에서 가스가 폭발하고, 다리가 무너져 내리고, 4가구중 1가구는 범죄로부터 피해를보고 있다. 하수도는 맨홀에 두껑이 없어 사람이 빠진다. 흡사 코미디 같은 세상이다. 그것뿐이아니다. 엄청난 私敎育費 지출, 세계에서 손꼽히는 집값과 물가는 국민소득 1만달러를 自讚하기에부끄럽기만 한 정부서비스 수준이다.

정부존립의 목적은 국민들의 일상생활을 안전하고 편안하고 즐겁게 영위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다. 세계화, 삶의 질 향상, 역사 바로세우기 등 화려하고 살벌하기만 한 구호보다는국민의 일상생활에 기초한 정부서비스 수준을 1만달러 소득에 걸맞도록 향상시켜야 한다.政經癒着은 대통령 혼자서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는다고 단절되는 것이 아니다. 정부의 규제로부터 기업이 해방되어야만 政經이 유착되지 않는다. 利害가 발생하는 정부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사람만 바꾸고, 처벌한다고 정부가 혁신되고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국민들의 삶의 질이높아지지 않는다.

規制시스템 일신해야

정부는 평상시에는 국민들이 정부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정도가 되어야 한다. 정부가 매일매일의 톱뉴스를 생산하고 국민들을 주눅들게 해서는 안된다. 기업활동을 위축케 하는 정부의 간섭은완화의 차원이 아니라 파괴되어야 하고, 21세기를 담보할 창의적인 신세대를 육성할 미래프로그램을 구체적으로 개발하여야 한다. 뉴스의 전면에서 비켜난 조용한 정부의 혁신만이 2001년에 국민소득 2만달러를 自祝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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