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공단 제원화섬(주)산업연수생

"2년간 결근.조퇴없이 근무...특별휴가"

따하이 하오! 하오!(바다가 좋아! 좋아!)지난주 토요일 포항 칠포해수욕장에는 늘씬한 중국인 미녀 8명이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땅콩 허정순(23), 이쁜이 김정금(25), 백설공주 김설화(24), 멋쟁이 이윤란(23), 꾀꼬리 엄민숙(25),순댕이 박미선(26), 애기 김영화(29), 맘씨좋은 아줌마 주명순씨(31).

이들은 구미국가산업단지내 폴리에스테르 원사 가연및 직물제조업체인 제원화섬(주)(대표 정우영)에 근무하는 중국인 산업연수생들.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국에와서 한여름에 땀띠가 나도록 구슬땀을 흘리고 있지만 이틀간 허락된 첫 휴가를 바닷가에서 보내며 철부지 소녀들로 변신했다.

이들은 2년전 산업연수생으로 입국, 구미공단 제원화섬에 서 옷감의 신축성과 촉감을 좋게하는가연, 사이징, 연사등의 공정작업 현장에서 일하고있다.

2교대 근무를 하는 이들에겐 충분한 휴식과 작업현장과 기숙사를 오가는 단조로운 일상생활을 벗어나 마음껏 여유를 즐기는 일이 꿈이었다.

그러나 때마침 올여름엔 회사측이 2년동안 단한번의 결근이나 조퇴없이 성실히 일해온 산업연수생들을 대상으로 특별휴가 혜택을 베풀어 만사를 제쳐두고 바다로 향한것.

중부산업공단이 칠포에 마련한 하계휴양소에서 1박2일동안 지내며 8명의 외국처녀들은 연신 따하이 하오! 하오! 를 외쳤다.

중국에서는 바다를 볼 기회가 흔치않았으나 이번에 바다를 실컷 볼수있어서 좋다 는 주명순씨는한국의 바다가 너무나 아름답고 정겨워서 마음에 든다고 했다.

여고시절에 배구선수생활을 했다는 백설공주 설화씨는 성격이 활달해 누구와도 금방 친해지는 장점을 지녔으며 노래와 춤을 좋아해 사내 노래방의 단골손님.

자칭 X세대라고 자부하며 일할때는 확실히 일하고 놀대는 화끈하게 노는 것이 생활신조라는 것.한국에서 3년동안 일하며 알뜰하게 적금을 부어 집사고 시집갈 야무진 꿈을 가지고 있다.70만원의 월급중 55만원을 매달 꼬박꼬박 저축하는 알뜰파 땅콩 정순씨는 해수욕장을 찾은 한국인 가족들을 보고 길림성에서 농사를 짓고있는 부모님이 보고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다섯살난 아들을 두고온 김영화씨는 옆팀 아기를 안아보더니 아기와함께 사진한번 찍고싶다고 애원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주위를 숙연케했다.

제원화섬(주)엔 현재 30여명의 외국인산업연수생이 일하고있는데 당초엔 모범연수생들을 대상으로 고향으로 휴가를 보내줄 생각을 했으나 사정이 여의치않아 중부산업공단이 하계휴양소를 마련한 칠포를 찾았다는것.

모든걸 잊고 1박2일간의 꿈같은 휴가를 보낸 8명의 미녀들은 연신 꿍따리 샤바라 와 스피드 를흥얼거리며 한국에서의 추억만들기에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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