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역시 북한이다. 그들은 외교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거의 한번도 배신과계략을 배경에 깔지 않은 적이 없다. 이번 나진.선봉지역 투자포럼에 우리측 기업이 참여치 못한것도 북한이 대외적인 국제관계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데서 비롯됐다.
우리나라가 북한의 나진.선봉 투자포럼에 기업인과 정부관계자 그리고 취재기자등 53명을 참여시키기로 한것은 경제적 이윤추구라는 실리적 측면보다는 북한의 살길을 터준다는 민족적 지원 차원에서였다. 거기에다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회원이면 국가.국적.지위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참여할것을 보장한 오스트리아주재 북한대사와 UNIDO간의 약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은 우리측 참가희망자중 기업인 19명과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대표 1명에게만 초청장과 신변안전보장각서를 보내 선별적으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투자포럼을 해외에 선전하여 보다 많은 기업인을 끌어들이기 위해 김정우대외경제협력 추진위원장을 일본과 홍콩에 파견, 나진.선봉포럼에는 참가자격에 제한을 두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약속했었다.
항상 벼랑끝 외교술을 구사하여 외국으로 부터 빈축을 샀던 북한은 이번에도마지막 순간에 우리 대표단을 선별 참여케 함으로써 또한번 신의를 저버리고말았다. 북한측은 전체 참가신청자가 예상을 넘어선 8백50여명이어서 호텔등시설여건상 축소초청이 불가피하다고 변명하고 있으나 그것으로 충분한 설득은되지 못한다.
사실 우리측의 나진.선봉투자포럼에 많은 인원을 참여시키는 속내는 앞서도 얘기했지만 경제적 측면 보다는 오랫동안 남북한간의 막힌 언로(言路)를 뚫고 그들이 추구하는 체제유지의 연착륙에 일조를 한다는 뜻이 더 강했다. 계속 무너져 가고 있는 북한경제를 진정으로 도우고자 하는 우리의 뜻이 이렇게 배신당하고 짓밟힌다면 실망감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홍수로 가동이 중단된 아동 설사방지약 제조공장 복구를위해 35만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며 식량지원계획도 4자회담과 연계하지않고 추진하는등 최근의 대북정책을 온건쪽으로 바꿔 나가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소망스럽지 못한 변덕은 뭔가 잘될것 같은 남북관계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은 결과가 됐다.
나진.선봉이란 자유무역지대의 개발은 동족인 우리가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한결과는 장담할수 없다. 정부는 나진.선봉지대에 관한한 북한의 잔재주에 안달하지 말고 느긋하게 대처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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