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오전11시쯤 경주시 양북면 어일1리 군.경합동검문소에도 무장공비가 경북 봉화에 출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봉화 무장공비소동은 나중에 주민의 허위신고임이 밝혀졌지만 강릉주변에 나타난 무장공비로 인해 검문소 검문이 삼엄할 것이라 예상됐으나 비교적 평온한 분위기였다.검문소를 지나 5백여m쯤 들어가면 나타나는 어일1리 마을도 주민들이 한가로이 오가는등 평화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면사무소와 마을회관등이 있는 주변 네거리 일대에 핵없는 세상에서 평화롭게 살고싶다 부실공사 2.3.4호기 즉각 중단하라 는등 반핵구호가 적힌 플래카드가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이 마을에서 6km남짓 떨어진 곳에 경주원자력발전소(월성이란 지명은 행정구역 통합으로 없어졌음)가 있다. 내년 7월에 완공예정인 2호기를 비롯, 3호기와 4호기 건설공사가 한창이고 5, 6호기건설공사도 예정돼 있다. 문무대왕수중릉이 있는 감포 바닷가를 끼고 남쪽으로 차로 3분가량 달리면 나타난다.
이날 면사무소에서 열린 원자력발전소 추가건설반대회의를 마치고 나온 김상왕 경주핵발전소건설반대투쟁위원회 위원장(50)은 검게 그을린 모습이었다. 김위원장은 올초 어일1리 이장에 뽑히면서양북면 23개 동.리 대표를 모아 반핵단체 를 결성했다.
2, 3년전부터 마을 축산농가에서 기형송아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때부터 반핵운동의 필요성을느꼈지만 나설 사람이 없었지요. 그래서 나라도 앞장서자 싶어 위원장을 맡게 된겁니다지난 5월 옆마을인 입촌리 김명식씨(39)의 암소가 전신불수인 송아지를 낳았다. 태어난후 수시간후면 바로 걷게되는 일반송아지와 달리 김씨의 송아지는 옆으로 누워서 일어나지를 못했다. 이송아지는 일주일후에 죽었다.
또 김씨의 이웃인 최숙이씨집에서도 지난해 털없는 송아지가 나온데 이어 송전리 주민 김경영씨의 암소는 암.수 생식기가 나란히 달린 기형송아지를 낳았다.
반대투쟁위원회는 현재까지 7건의 기형송아지 출생사례를 확인했고 이중 2가지 사례는 비디오촬영을 해 담아두었다. 반대투쟁위원회는 매년 10~20마리이상의 기형송아지가 출생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주민들은 경주원전이 국내 11기 원전중 유일한 중수로형 원전으로 경수로형 원전보다 위험도가크며 경주원전에서 2~8km반경내의 축산농가에서 기형송아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하고있다.
김명식씨는 지난 75년부터 소를 키워오고 있지만 기형송아지를 낳은건 최근 2년사이의 일입니다. 처음엔 이웃보기 창피해 쉬쉬하다가 3마리의 기형송아지가 잇따라 태어나는걸 보고 예삿일이아니다 싶었지요 라고 말한다.
주민들은 이 기형송아지들이 방사능에 오염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 여부는 알수 없다. 가축들이 일정한 기형률을 갖고있는데다 방사능 오염여부를 판단하는 역학조사가 실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자력발전소측은 이전 영광원자력발전소 역학조사 결과에 비춰 기형송아지가 방사능에 오염됐을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주시내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수의사 최모씨(35)는 지난해 양북면의 소들이 기형송아지를낳은 비율이 예년보다 높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원인은 알수 없습니다 라고 조심스럽게말하고 있다. 최씨는 양북면과 양남면, 감포읍등 인근 3개 읍면의 가축들을 수년째 돌봐오고 있다.
주민들은 또 3년전부터 인근 야산에 널려있는 도토리나무, 찔레나무 열매가 잘 열리지 않는다고말했다. 매년 가을이면 마을 부녀자들이 부업삼아 도토리열매를 한아름 따 인근 시장에 내다팔정도였으나 열매를 잘 맺지않아 이마저도 그만둔지 오래라는 것이다.
양북면 각 마을 대표들은 매월 1~2회 만나 핵발전소 건설반대 대책등을 논의하고 있다. 와읍리에건설예정인 것으로 알려진 와읍댐도 핵발전소 용수로 쓰일수 있다며 건설반대운동에 나서고 있다.
위원장 김씨는 경주원자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은 울진, 영광등 다른 원전지역 주민에 비해 뒤늦게 핵발전소 건설반대에 나서게 됐습니다. 정부가 주민들의 요구를 고려, 발전방식 전환등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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