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가창면 정대리에서 두 군의 경계인 헐티재너머 청도군 각북면 우산리까지 10여Km에 이르는 길은 봄이면 진달래가 산천을 이루고 가을이면 갈대가 눈부시다. 새롭게 예향(藝鄕)으로 부상하고 있는 곳. 자연을 가까이서 호흡하고 문화를 아끼는 사람들이 최근 몇년새 하나둘씩 자리를 잡으면서 하나의 촌을 형성했다. 수백년된 옹기가마터에서부터 갓 들어선 문학자료관까지 어느 것 하나 허투루함 없이 제자리를 잡아 메마른 도시인들의 감성을 자극한다.가창댐을 오른편에 끼고 계곡에 들어서면 저마다 고운 단풍을 인 야산들이 줄지어 지나는 이들을맞이한다. 비슬산 청룡산 최정산등 한번은 들어봤음직한 산들이 사람을 품고 골을 이루는 곳이다.정대교를 막지나면 왼편에 정대1리 중요민속자료 제2백호인 달성 조길방가옥으로 들어가는 시멘트길이 나 있다. 4km정도 소로를 따라 계곡 깊숙이 자리한 이 가옥은 요즘은 좀체 볼 수 없는 2백년된 초가로 우리의 전통가옥구조를 찬찬히 뜯어볼 수 있어 찾는 이의 마음이 넉넉해진다.정대교에서 곧장 내달아 송정교를 건너면 느티나무등 7종 2백여그루의 천연보호림이 숲을 이룬정대숲이 나온다. 숲 건너편에는 소설가 김원일씨의 창작실이 이제 막 준공돼 주인을 기다리고이주강씨의 서각작업실이 이웃해 있다. 작가 김씨는 이번 겨울 눈많은 가창골에서 창작에 몰두할것이라는 소식이다. 길을 따라 헐티재를 넘어 각북면 오산리로 내려가면 먼저 용천사(湧泉寺)가산자락에 낮게 앉아있다. 문학평론가 정영진씨가 지난 9월에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문학관인시한문학자료관도 한눈에 들어온다. 문학자료관 맞은편 볕좋은 구릉에는 문화를 아끼는 이들이총총 터를 잡아 살고 있다. 지난 7월 개관한 연호생활도자연구소와 한지공예가 홍성실씨의 작업실. 6백여평의 대지위에 세워진 연호생활도자연구소는 전시관, 세미나실까지 갖춰 도예에 관심있는 이들의 발길을 기다린다. 서울대 산업대학원에서 도예를 공부하고 있는 김영자씨(42)가 작업실겸해서 꾸몄다. 거위와 강아지들이 손님을 반기는 이 연구소에는 찾는 이들에게 전통차를 대접해주는 다향헌(茶香軒)이 있어 좋다.
이곳에서 청도, 풍각방면으로 3~4㎞쯤 내려가면 길 왼편에 율강서원이 눈에 띄고 우산리로 접어들면 수백년째 내려오는 옹기촌이 자리하고 있다. 가스가마가 보편화되고 있는 요즘에도 여전히재래식 가마를 앉혀놓은 이곳에는 점차 쇠락해가고 있지만 전통옹기의 아름다움을 접할 수 있는곳이다. 5대째 옹기를 구워온 황학수씨가 물레를 돌리는 태화토기가 길가에 자리잡고 있다.이밖에 건축가 장원열씨와 김정재교수(경북대 건축학과), 권이구교수(영남대 문화인류학과), 도예가 이복규씨(대구공전교수), 조경전문가 양천수씨, 비슬도예원등이 가창에서 각북까지 띠를 이룬이곳에 터를 잡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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