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韓-러 양국 양해覺書체결 의미

"[軍事동반자]관계 진입"

4일 김동진(金東鎭)국방장관과 러시아의 로디오노프 국방장관이 서명한 한(韓)-러 군사협력 양해각서는 양국의 군사교류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양국이 군사적 동반자 관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김장관의 이번 방러는 북한 잠수함 도발사건으로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점증하는 시기에이뤄져 북한도발에 대한 국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한-러공조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과거 한때 적대관계에 있었던 양국이 경제,정치,문화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군사적인 측면에서조차 본격적인 협력의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은 새삼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한러 군사관계 수립이후 지난 5년동안 양국간 군사협력은 고위 인사교류 뿐만 아니라 러시아의전략전술을 습득하기 위한 교육생 파견과 양국의 해군함정 상호방문에 이어 금년에는 러시아제무기장비가 도입되는 등 크게 발전해왔다.

그러나 90년 수교이후 우리나라에 기우는 듯하던 러시아는 김일성(金日成) 사망과 북-미(北-美)제네바 핵합의, 우리측의 4자회담 제의 등을 계기로 정치적 보수화 경향이 나타나면서 북-러관계가 복구되는 조짐을 보여왔다.

러시아는 한국과의 수교를 통해 무기수출 등 군사관계에서 상당한 반대급부를 원했으나 그 수준이 자신들의 기대에 못 미친다고 판단하고 있는 반면 북한의 경우 △여전히 옛소련의 무기체계를갖추고 있는 점 △북.미 핵협상 등 북한이 관련된 일련의 협상에서 그 역할과 기능이 상대적으로소외돼온 점 △동북아지역에서의 주도권 탈환을 위해 북한과의 새로운 관계설정이 필요하다는 점때문에 한-러 관계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처럼 러시아가 북한과 새로운 관계정립을 꾀하고 있는 시점에서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양국 국방장관이 한반도 및 아시아 지역정세와 안보상황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고 동북아 안정과평화유지에 협력하기로 한 것은 매우 중대한 의미를갖고있다.

이번 군사협력 양해각서 체결도 이러한 공통인식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할 수있다.그러나 이는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꾸준히 진행돼온 양국간의 군사교류 및 협력에힘입은 것이다.

우선 지난 91년 6월과 9월 러시아와 한국에 상주무관부가 설치된 것을 계기로 92년 10월, 94년 4월, 95년 5월 3차례에 걸쳐 군사교류 양해각서가 체결돼 양국의 고위급 군인사들이 양국을 번갈아 방문했다.

군사협력 분야에 있어서는 우리가 러시아 총참모대학원 등 군사교육기관에 15명,모스크바 국립대등 민간대에 여러명을 파견, 위탁교육시켰으며 특히 95년8월 경협상환관련 장비도입 요원의 교육을 위해 41명을 브스트렐 군사학교 등에서 교육시키고 있다.

이밖에 지난 94년 6월 외무장관간에 해상사고 방지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해 5월에 군사비밀보호협정, 군사기술,방산 협력 협정 가서명 등이 이뤄지는 등 기본적인 군사협정도 체결해놓은 상태다.

그러나 오는 2000년대까지 1백50만이하로 감군키로하는 등 93년11월의 신(新)군사독트린 에 의거, 대대적인 군개혁을 진행중인 러시아의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가 국가재정난 타개임을 감안할 때, 이번 각서체결은 우리측에 보이지않는 또다른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다시말해 러시아가 대러 경협차관 1차상환분 50%%를 무기로 상환한 데 이어 나머지도 같은 기준으로 처리하는 것은 물론 실질적인 무기구매 요구의 강도를 높이지않을까 하는 우려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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