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동네책방에 들렀다. 책을 뒤적거리다 주인에게 가을이어서 책이 잘 팔리겠다고 인사를 건넸는데 그 대답이 뜻밖이었다. 원래 가을에는 책이 안 팔립니다. 책장이들이 얼마나 답답했으면독서의 계절이라고까지 하겠습니까
우리 국민들이 술을 많이 마시는데 비해 책을 안 읽는다는 것은 자주 지적되어 왔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학창시절에 주로 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고 일단 사회에 진출하면 책과는 담을 쌓는 것이 보통이며, 전국의 공공도서관이 시험준비를 위한 독서실로 변모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문학평론가 김우창교수는 우리 사회에서의 글읽기는 자연스러운 삶으로부터 소외되면서 관료화된 사회의 조직으로 편입되는 과정을 말한다 고 하여 우리 독서의 현실을 개탄하였다.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사람들은 고요히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고도 한다. 또한 비디오예술가 백남준이 미래의 세계에서의 종이는 크리넥스로만 쓰일 것 이라고 말한 것처럼, 책은 새로운미디어들의 등장으로 그 기능을 상실하였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책을 읽지 않으면 안된다. 다른 미디어들이 인간을 감각적으로 만들고 파편화, 수동화하는 데 반하여, 책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들고 주체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길러준다. 결국 독서라는 것은 책이라는 거울을 통하여 자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일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주말 저녁 혹은 비스듬히 눕고, 혹은 기대어 앉은 자세로 마치 싸우기라도 한 것처럼 말없이 TV만 쳐다볼 것이 아니라 근처 책방에라도 나가 서로에게 알맞은 책을 권하여 보자. 아직까지 그책방이 술집으로 변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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