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每日春秋-김한기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 가
  • 가

"실뱀과 구렁이"

필자가 십수년전에 근무하던 학교의 뒤쪽은 산이고 앞으로는 푸른 바다였기 때문에 그야말로 산과 바다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추억의 장소로 기억된다.

몇동의 건물이 있었는데, 여름철만 되면 바로 뒤가 산과 인접한 연구실에는 유난히 많은 각종 곤충, 해충들이 찾아들곤 했다. 심지어는 지네가 찾아오는 때도 있었기 때문에 퇴근때 구두로 갈아신을 때에는 혹시나 싶어서 툭툭 털어 확인을 하곤 하였다. 어느 하루의 이야기이다. A교수님 연구실에 길이가 약 20㎝정도 되는 파란 실뱀이 나타난 적이 있었다. 뱀의 출현은 재미난 화젯거리가 되어 이분 저분에게 전파되기 시작했다. B는 C에게, C는 D에게…. 그런 식으로 전파되는 동안해는 저물어 퇴근때가 되었다. Z는 A에게 이야기했다. 연구실에 집채만큼 커다란 구렁이가 나타났다면서요? 우리의 생활에서도 이러한 현상은 참으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고 또 이것으로인한 오해가 여러사람들의 마음을 본의 아니게 아프게, 또는 심히 다치게 할 때가 많고 어떤 방향으로 진행을 왜곡되게 할 때가 적지않다는 생각이 든다. 원래의 말의 성격, 억양, 묘한 뉘앙스의 원본 그대로를 녹음기가 하는 역할 1백%% 그대로 타인에게 전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전하는 자의 취향에 따라 이런 저런 모양으로 변해가기 시작하고 그 말의 여행이 상당히 지속된 후에는 그야말로 원본과는 거리가 다른 곳에 가 있어서 어떤 때는 우스꽝스럽고, 낯설고, 심지어원본의 모습이라고는 전혀 찾아볼수 없는 허전함까지 느껴질 때가 있다.

가끔 눈에 띄는 남의 말 좋게하자 내 탓이요 라는 표어는 실뱀이 구렁이로 변하지 않도록 우리들의 의식을 지켜주는 멋진 효과의 백신으로 생각된다.

김 한 기

〈대구시향 악장.바이올리니스트〉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에 대한 유시민 작가의 비판이 청와대와의 충돌로 이어지며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유 작가는 대통령...
대구시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청년들에게 사회연대경제 분야에서 실무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올해 21억원을 들여 '사회연...
형법 제328조 1항의 친족 간 재산범죄 형 면제 조항이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71년 만에 효력을 잃고, 올해 추석에는 친고죄로 일원화된 새...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 포로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주장하며 이들의 생포가 쉽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이들의 입국을..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