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삼성, 이만수 선수겸 코치 기용 방침

'이만수, 40세 선수의 꿈은 사그라지는가'

삼성라이온즈가 이만수(38)를 내년시즌 플레잉코치로 기용할 것으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2일 있은 면담에서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선수생활을 마감할 위기에 처했다.플레잉코치란 말 그대로 선수겸 코치로서 일단 선수로 등록하나 사실상 선수도 아니고 코치도 아닌 어정쩡한 신분이어서 이만수를 조기 은퇴시키기 위한 '고사'작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그동안 '플레잉 코치'다 '선수'로 말들이 많던 이만수를 삼성이 플레잉코치로 기용하기로한 것은'세대교체'에 걸림돌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

올시즌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김성래 이종두 강기웅등 고참 선수들을 대거 정리한 삼성은 마지막 남은 이만수도 코치로 전환시켜 완전한 물갈이를 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팬들은 삼성의 이런 태도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먼저 전력면으로 봤을때 이만수만한 지명대타감이 없다는 점이다.

이만수는 올시즌 주로 지명대타로 97경기에 출전,타율 2할8푼5리, 홈런6, 타점 38개(지명대타중 타점 1위, 홈런1위, 타율2위)로 뛰어난 활약을 보여 골든글러브상 수상이 유력시 되고 있다.더욱이 고참들이 대거 사라진 마당에 포스트시즌에서 이만수의 활용도는 더욱 높다.두번째는 프로야구 발전과 선수들의 사기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이다.박철순마저 은퇴한 마당에서 이만수는 현재 프로야구 유일한 원년 멤버이다.

40대 선수를 어렵지않게 볼수 있는 미국등 야구 선진국들과는 달리 30대 초반이면 대부분이 은퇴하는 프로야구선수들의 조로가 일반화되고 있는 우리 프로야구의 현실에서 이만수는 '40세 선수'를 지킴으로써 프로야구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고 후배들에게 '열심히 하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심어주려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팬들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점.

'삼진을 먹어도 박수를 받는 유일한 선수'가 이만수다. 프로야구 1호 안타, 1호 홈런, 최초 2백 홈런 달성등 '기록의 사나이'인 이만수는 그 이름 석자만 가지고도 팬들을 사로잡는다. "이만수를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다"는 팬들은 얼마나 많은가.

이제는 '외인구단'으로 전락해버린 삼성라이온즈에 이만수는 마지막 남은 지역팬의 우상이요 자존심이다. 또 대구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만수는 '프로야구의 대명사'다.

이만수는 "아직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다. 우리 프로야구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40세 선수의 꿈을 이루고 싶다"고 선수로 뛰고 싶은 의지를 강력히 보였다.

팬들은 오늘도 '40세 선수'의 꿈을 향해 비지땀을 흘리는 이만수의 투혼이 사그러들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허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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