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핍박받는 호주 원주민

천혜의 자연조건으로 전세계 관광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호주는 원주민들에게는 '지상 최악'의땅이다.

감옥소에서 죽어가는 원주민들의 수는 갈수록 늘어만 가고, 제집 하나 없이 질병과 무지속에 살아가는 원주민이 허다하다. 1천8백50만 호주 인구의 1.8%%(33만)를 차지하는 원주민은 호주에서가장 혜택받지 못하는 집단에 속한다.

원주민 사회 정의 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원주민에 대한 사법 처리도 백인 등 다른 주민에 비해 불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음 등 경미한 범죄로 체포되는 원주민의 수는17.3%%나 많았으며, 구속률은 1.47배나 높았다. 수감중 사망률은 무려 16.5배나 높았다.원주민 수감자들의 사망률은 지난 89년 정부가 원주민 죄수의 자살을 방지하는 획기적인 조치를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지난 89년 5월부터 올 5월까지 사망한 원주민 96명중 대다수가 자신의 목을 메달아 자살했으며, 일부는 경찰의 총에 맞아 죽거나 경찰에 쫓기다 교통사고로 죽었다. 지난해에는 원주민 22명이, 올해는 11월 현재까지 16명이 사망했다.이중 자살은 경찰이나 교도관들의 감독 소홀 이유가 컸다. 병세가 심각한 원주민들은 경찰이 술에 취한 것으로 오인, 적절한 치료를 해주지 않아 사망에까지 이른 경우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억1천6백만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원주민 지도자들은 어느 누구도 원주민 문제를 소홀히 처리하는 정부 관리들을 질책하지 않는다며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정부의 원주민 복지 기금 삭감 정책도 원주민의 인권문제를 소홀히 다루고 있는 일면이라고 항의한다.

존 하워드 총리에 대한 원주민들의 감정은 이미 악화될대로 악화돼있다. 하워드 총리는 최근 "현재의 호주인들은 2백년전에 유럽 이주민들이 호주 원주민을 몰아낸 사실에 대해 죄책감을 가질필요가 없다"고 말해 반발을 사고 있다.

〈金英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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