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자체金庫 연말로 계약만료

각 지방자치단체 금고 계약만기일이 연말로 다가오면서 지역 각 금융기관의 막바지 금고유치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대목은 내년 예산규모가 각각 2조7천억원과 1조6천억원에 이르는 대구시와 경북도의 금고를 어느 은행이 맡느냐는 것.

금고유치경쟁은 자금운용에 따른 엄청난 운용수익과 지역금융기관으로서 타금융기관에 금고를 뺏길수 없다는 자존심등이 겹쳐 더욱 물러설수없는 '한판 승부'가 되고있다.

또 이번 유치경쟁은 문희갑시장과 이의근지사 취임후 첫금고 지정기관 경신이어서 더욱 관심을끌고있다. 이는 금고지정이 단체장의 고유권한인데다 민선단체장들이 다음 선거를 의식, 같은 조건일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금융기관을 선정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구시금고는 대구은행과 대동은행의 2파전 양상. 현재 대구시 전체예산의 60%%가까운 일반회계는 대구은행이 맡고있다. 특별회계는 공단, 의료, 교통, 하수도, 상수도, 지하철등 6개를 대구은행이 차지하고 있으며 유통단지특별회계와 내년에 신설되는 중소기업육성특별회계는 대동은행이 맡고있다. 또 각종 소규모 기금은 2개은행이 비슷한 규모로 분점하고있다.

시금고는 대구은행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있는 상황에서 대동은행이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대구은행이 가지고있는 특별회계를 겨냥,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는 양상.

대구은행이 내세우는 점은 21년간 시금고를 맡아 운영해온 노하우와 전국지방은행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경영의 건전성. 대동은행은 중소기업 전담은행이기 때문에 지역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중기 지원자금확보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자신들이 시금고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있다.그러나 이같은 주장에도 불구 돌발변수가 없는한 대구시금고는 일반회계의 경우 대구은행이 그대로 맡고 특별회계와 각종 기금의 2개은행 점유비율을 일부 조정하는 정도에서 일단락될 것이라는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그렇지만 도금고의 상황은 대구시금고와는 사뭇 다르다.

현재 일반회계는 서울의 시중은행인 제일은행이 맡고있다. 나머지 특별회계와 기금은 지역의 대구, 대동은행과 농협이 분점하고 있는 상황.

관심을 끄는 것은 지난해말 지방시대 지역금고는 지역은행이 맡아야한다는 당위성때문에 이지사가 내년부터는 지역금융기관에 도금고를 맡기겠다고 공언한 대목.

현재 지역금융가의 일반적 관측으로는 농민이 지역주민의 다수를 차지하고있는 지역여건상 농협이 일반회계를 맡게 되는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유력하다.

그렇게 될경우 현재 제일은행과 농협이 맡고있는 특별회계, 기금등을 대구·대동은행등이 분점할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제까지 도금고를 맡아온 '예우차원'에서 특별회계의 일정부분이 제일은행에 배려될 가능성도 배제할수없다.

하지만 도금고도 모든면에서 농협이 유리한것만은 아니다. 통합시출범전 도내 일반시 금고는 대구은행이, 군금고는 농협이 맡아왔으나 통합시 출범이후 모든 통합시금고를 농협이 독식하고있는상황. 또 농협과 별반 상관없는 대구시와 경북도교육청 금고를 농협이 맡고있는것도 도금고의 '농협낙점'에 부담스러운 요인이 되고있다.

금년말로 모두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도내 23개시군 금고는 모두 기존 계약기관이 재계약을 통해다시 지정받을 전망이 높은것으로 전망되고있다. 시도금고는 통상 계약기간이 2년이며 시군금고는 1년이다.

어쨌거나 지역주민 몫으로 배정된 돈을 맡기는 자치단체 금고는 지역발전에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지정돼야하며 선정과정에서는 투명성과 객관적 명분이 제일의 척도가 돼야한다는것이 금고유치경쟁을 지켜보는 지역민들의 시각이다.

〈池國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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