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노동법 개정항의 외국노동자 시위 확산

노동법과 안기부법 기습통과에 항의하는 한국노동자들의 파업사태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동조하는 외국 노동자들의 시위가 해외주재 한국공관앞에서 잇따라 일어나고 있다.○…국제자유노동조합총연맹(ICFTU)과 유럽노조연맹(ETUC) 등 국제 노조기구 대표 1백여명은10일 오후(현지시간) 브뤼셀 주재 한국대사관앞에서 한국의 새로운 노동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ICFTU의 빌 조던 사무총장, 벨기에 노동자연맹(FGTU) 미셸 노레 의장을 비롯,세계노동자연맹(WCL), 기독교노조연맹(CSC) 등 노조 대표들은 이날 대사관앞에서 유니폼을 입고 각 단체의 깃발을 든 채 2시간동안 한국 노조 근로자들과의 연대를 과시했다.

이들중 조던 ICFTU 사무총장 등 8명은 대사관을 방문, 국제교원연맹이 김영삼대통령에게 보내는서한을 전달했는데 이 서한은 공무원 및 교원노조 문제가 이번 노동법 개정안에서 적극 반영되지않은 데 유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사회위원회, 국제노동기구(ILO) 등에 한국의 노동법문제와 관련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히면서 국제 유관단체들과의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해운·공공부문 노조원과 종교계 관계자 1백여명은 10일 시드니 주재 한국영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한국의 새 노동법을 비난했다.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최근 한국에서 법제화된 제한된 노동법이 호주에서 그대로 모방될 가능성이 있다고 비난했다.

사회정의구현 전국교회연합 사무총장 로버트 스트링어 신부는 호주 교계는 지난 20년간 한국 노동자들을 지지해 왔다면서 한국의 경제 기적은 노동력 착취를 토대로 이룩된 것으로, 새 노동법은 노동력 착취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필리핀 노조 관계자 18명도 이날 마닐라주재 한국대사관 앞에서 한국의 노동계 파업을 지지하며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한국정부와 재벌들의 노동자에 대한 '가혹하고 억압적인 조치'를 비난하면서 검찰의 노조지도자들 소환 방침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태국의 5개 노동자단체 대표 30여명은 10일 한국의 노동관계법 통과에 반대하는 요지의 성명서를 주태한국대사관(대사 정태동)에 전달하고 연행, 구금된 노조지도자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한국대사관은 10여명의 태국 경찰관이 정문에 배치된 가운데 철문을 굳게닫고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브뤼셀·시드니·마닐라·방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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