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족의 성산 백두산-사계하편

지난 여름 백두산은 무성했다. 거대한 녹색 그 자체였다. 나무의 물결이 바람에 일 때마다 숲의바다는 어마어마하게 일렁거렸다.

8만명을 넘는 엄청난 수의 관광객으로 붐빈 여름이기도 했다. 7~8월 내내 계속된 풍경이었다.백두산의 여름은 이 두 달간이다. 특히 8월보다 7월에 더욱 전형적인 여름현상이 나타난다.**맑은 날 매우 드물어

그래봐야 기온이 그렇게 올라가는 것은 아니다. 백두산 꼭대기, 천지부근의 7월 기온이 평균 9℃에 못 미쳤다. 선선한 정도에 불과한 날씨다.

여기에 거의 매일이다시피 비가 왔다. 하루 내내 해가 쨍쨍한 날을 찾아보기는 아주 어려웠다.웬만하면 몇 해전 맘먹고 백두산을 찾았던 강택민(江澤民)주석조차 하염없이 내리는 비만 바라보다가 그냥 발길을 돌렸을까.

"천지에서 비온 날을 헤아려보니 연간 일곱 달이나 됐고, 7월 한달 동안 내린 비는 보통 3백mm가 넘는다"고 연변대 지리교수들은 말했다.

해발 2천6백m가 넘는 북쪽지방 고원이란 지세를 감안하면 이것은 대단한 양이다. 해마다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곤 하는 우리나라의 여름철 월 최대강수량이 대개 3백mm를 넘지 않으니까 천지에 얼마나 비가 많이 오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임목축적량 南韓2倍

안개가 변화무쌍한 것도 눈에 띄었다.

늘 자욱하게 끼어있다가 한순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은 신기롭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눈앞을 가렸던 짙은 안개가 일점 광풍에 스러지고 거대한 봉우리와 장엄한 천지가 쨍하게 파란하늘아래 펼쳐지는 것은 그대로 마술이었다.

그렇지만 바로 앞에 가는 사람의 등조차 보이지 않을 만큼 안개가 심해 종종 사고가 난다고 안내인들은 조심해했다.

비가 많이, 그리고 자주 오니 사람들이 관광하기에는 결코 좋은 조건이 못됐지만 생물들이 자라기에는 적당했다.

꽃이 가장 많이 피는 계절도 바로 7월이었다. 2천 종류가 넘는다는 식물들이 흠뻑 자양분을 흡수하면서 활기에 넘쳐 있었다.

특히 나무가 굉장했다. 남한 전체 임목축적량의 두 배나 된다는 엄청난 나무들이 물결치듯 온 산을 덮고 있었다.

중국사람이 자랑하는 것중에 '동북 3대 보배'라는 게 있다. 인삼 녹용 담비가죽이 그것인데 이처럼 울창한 삼림이 있기 때문에 날 수 있다고 그들은 장담했다.

**고도높을수록 비많아

백두산 여름에도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

해발고도가 올라갈수록 비가 많이 왔다. 고도 7백10m인 이도백하의 연 강수량은 7백mm가 안되는데 천지에는 두배 가까운 1천3백mm의 비가 온다.

또 방향에 따른 강수량 차이가 컸다. 고도가 올라갈수록 서북쪽 비탈보다 동쪽 비탈에서 더 많은비가 왔다.

백두산의 가을은 오는지 가는지 알기 어렵다. 너무나 짧아서. 그러나 실제로는 누구나 확연히 느낀다, 가장 아름다운 계절이므로. 온 산 가득히 단풍이 들어 선경(仙境)을 자랑한다.다음은 백두산 관광의 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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