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황장엽비서의 망명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을 지켜 보면서 외교의 기초부터 망각한 경망한 태도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느낌인것 같다. 외교란 외교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수단으로는 설득, 타협, 위협등이 있으며 어떠한 수단을 선택할 것인가는 사태를둘러싼 환경과 관계국의 입장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특히 이번 황비서의 망명사건은 보도에 따르면 우리정부가 이미 감지하고 있었던 것이며 그렇다면 철저한 사전준비와 계획이 있었을 것인데 정부의 발표가 상대국의 입장과 진의를 타진 또는무시하고 전격 발표함으로써 아전인수격으로 자기도취, 자기만족적 정책이 되지 않았나 의혹을떨쳐버릴 수 없다. 이러한 경우는 대북정책에서 너무나 빈번하게 있어 왔던 터였다.사건처리 과정 실망
지금 중국의 입장은 샌드위치가 되었고 그들은 짜증스러운 표현과 함께'온통 암흑'이라고 난처한입장을 토로하는가 하면, 그들의 보안유지 부탁을 무시하고 한국이 당일 전격 발표와 함께 황비서의 자필 진술서까지 공개하자 강한 불만까지 나타내고 있다. 또한 북한에서는 납치라 주장하며특수요원까지 북경에 파견하여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어 중국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중국은 북한과 40여년 혈맹의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북한을 대 서방외교의 무기로 활용하여왔고,78년에는 중국과 북한은 '범인인도협정'을 맺고 있다. 그리고 한국과는 외교관계수립이후 경제적,문화적으로 협력관계가 돈독해지고 있는 상황이라 중국의 고민은 양틈바구니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중국 강한 불만 표시
이러한 협상 대상국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대국에게 짐을 가볍게 해주면서 사건의 해결책을 구사하여야 하는 것이 설득과 타협의 기본임을 사건 발발이후에야 터득하였다는 것은 한국의 미래외교에 부정적 시각을 갖게 한다. 외교가 국내정치의 연장이라 하지만 정치의 시녀일 수는 없으며그같은 외교의 비외교화 현상을 적지않게 경험한 우리로서는 당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불신감을지워버릴 수 없게 한다.
고기를 보고 기뻐만 하는 우리, 그 고기를 어떻게 낚을 것인가를 생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기 위하여 이번사건의 해결에 신중을 기하여 할 것이다.
지금 황비서의 망명은 중국의 부담을 덜어주는 국제규범에 따라 처리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중국은 건국 이래 황비서의 망명과 같은 비슷한 사건처리의 전례가 없고, 80년에 '난민지위에 관한 협약'에 가입은 하였으나 중국의 국내법 근거가 없어 처리에 어려움이 있다. 또 금년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될 '유엔인권위'에서는 중국인권결의안이 제출될 예정이어서 중국의 입장은더욱 어려운 형편이다.
정치권 자성필요
지금까지 중국은 중국을 거쳐 귀순한 탈북자들에 대해 '전혀 모르는 사실'로 일관하면서 우리의입장을 간접인정하여 왔는데 이번 사건 초에는 우리 정부대표의 접근까지 피하였다는 사실을 고려할때 우리 외교의 자성이 있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국내외적인 파장이 여러갈래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의 보복선언을 시작으로이한영 저격사건이 터져 우리의 외교안보상황은 초비상사태다. 황비서 사건의 처리결과는 우리외교의 전례가 되므로 외교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나 외교에 국민의 지혜를 함께 하는데 정치권의자성과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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