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정국'의 소용돌이가 여전히 계속되는 가운데 발표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25일 대국민담화는 약 2주간에 걸친 세심한 준비끝에 최종문안이 확정됐을 정도로 숱한 뒷얘기를 남겼다.김대통령은 이 기간중 하루 평균 두차례 윤여준(尹汝雋)청와대공보수석을 본관 집무실로 불러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의 전반적 기조와 골격등에 관한 구상을 설명하고 때로는 직접 문안을 만들어 윤수석에게 넘겨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국민담화가 워낙 민감한 사안들을 담은데다 향후 정국의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기때문에 문안작성 과정에는 윤수석과 이덕주(李德周)공보1비서관만이 담당, 철저한 보안을 유지했으며,김광일(金光一)비서실장과 이원종(李源宗)정무수석도 전반적인 기조만 가끔씩전달받았을 뿐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대국민담화 문안을 작성하는 과정에 윤수석이 마지막까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대목은역시 김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씨 관련 부분.
현철씨 문제와 관련, 김대통령이 '대통령이자 아버지'로서 양면적으로 갖고 있는 단호한 심경을정확하고 솔직하게 글로 옮기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윤수석은 "대통령의 솔직한 심경을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가장 어려웠다"며 "특히 대통령으로서의품격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대국민담화의 초안을 마련할 단계에 이미 차남 현철씨 부분에 대해'적당히 넘어가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굳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대통령은 "증거가 있으면 현철씨도 조사하겠다"는 검찰의 발표가 있은 다음날인 15일아침 이날담화와 거의 비슷한 내용의 문안을 직접 써서 담화에 포함시키도록 지시했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
김대통령은 당시 "그렇게 되면 성격이 달라진다"는 비서진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죄를 지은 게있다면 내 아들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며 단호한 의지를 표명,이날 담화에 '응분의 사법적 책임'이라는 표현이 담기게 됐다는 후문이다.
이와함께 김대통령은 한보사태와 노동법 파동 등으로 인해 상처받은 국민에게 사과하는 부분에대해서도 "처절하고 참담한 심경" "고개를 들 수 없다"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 등 강도높은 표현을 쓰도록 했다는 후문.
○…앞으로 남은 1년동안 해나갈 △부정부패 척결 및 인사개혁 △경제살리기 △안보태세 강화 △엄정하고 공정한 차기 대선관리 및 완전한 자유경선 등 4가지 국정과제를 밝힌 후반부에 대해서는 그다지 고민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수석은 "이 부분은 소관 비서실이 대국민담화에 담을 내용을 비서실장실에 제출해 넘겨받은 것을 토대로 거의 대부분 그대로 작성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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