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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씁쓸한 고용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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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forum)'이란 광장의 뜻으로, 고대 로마에 있었던 집회용 광장을 말한다. 요즘으로 치자면민주적인 공개토론회다.

4일 오후2시 대구은행 본점 대강당에서는 한국노동연구원이 주최한'고용문제,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하의 '고용포럼'이 열렸다. 주제발표는 △최근의 고용실태, 무엇이 문제인가 △선진국고용조정의 경험과 시사점 △고용안정을 위한 노.사.정의 역할 등 3가지. 토론참가자도 경총, 대구상공회의소, 민주노총, 한국노총 관계자, 교수 등 고용문제와 관련한 '모든 입'이 모였다.그러나 '포럼'은 출발부터 졸속이었다. 3시간여에 걸친 포럼의 절반 가까이 할애된 주제발표연사는 모두 정부투자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의 연구원이었다. 내용은 대개 해고요건 자율화로 노동시장 유연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장기적인 고용안정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 또 기업은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근로자는 기꺼이 고통을 분담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등이었다. 한 참가자는"포럼인지 정부논리 선전장인지 분간이 안 간다"고 말했다.

토론준비도 문제. 토론자로 나선 민주노총 대구본부 김명환 수석부의장은 "1주일 전에 갑자기연락이 와서 팩스로 의견서를 보내달라고 했다"며 "토론의 기본도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혀를찼다. 관(官)에서 주최한 행사에 처음 참가해 한가닥 기대를 가졌는데 형식, 내용 모두 실망 뿐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다양한 토론자가 나왔지만 내용은 토론이 아닌 각인각색(各人各色)의 입장발표장. 일부 참가자는주제와 무관한 얘기로 일관, 빈축을 사기도 했다. 참관자들은 "왜 하는지 모르겠다" "현실과거리가 멀다"며 한결같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토론자로 나선 영남대 이효수교수는 토론요지에서 고용문제가 아니라 △포럼의 초점 불투명 △고용, 실업문제에 대한 구조적 접근 미약 △선진국 사례비교의 오류 △대구지역 고용포럼이면서 대구지역 특수성 제외 등 포럼 자체의 문제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4대 도시에서 같은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사전적 의미에도 충실하지 못한 '포럼'으로 무슨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앞으로 계속 잇따를 각종 세미나등 노동문제 토론이 걱정스러웠다.〈金在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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