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자신문시대로 간다

'20세기를 풍미했던 종이신문은 낡은 유물로 전락할 것인가'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미디어혁명은 인류가 수천년동안 사용해 온 활자를 종이 위에만 머무르게 놓아두지 않고 있다.

활자와 전자신호의 융합은 '전자신문시대'라는 새로운 미래의 문을 열고 있다.지난 93년 전세계에 30여개에 불과했던 전자신문은 이제 2천여개 이상으로 늘었다. 여기에다 세계의 유력지들이 그동안 활자신문의 부속품 정도로 여겨오던 전자신문을 간판상품으로 내걸기 시작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USA투데이, 월스트리트 저널, 프랑스의 르몽드,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일본의 아사히.요미우리 등 전세계의 유력신문들이 인터넷을 무대로 '사이버 독자'잡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발행하고 있는 '뉴욕타임스 온더웹'은 세계 최고의 권위지답게 가장 뛰어난 인터넷전자신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날 그날의 기사를 사이버타임스, 정치, 경제, 스포츠, 예술/레저,출판, 여행, 부동산, 직업등 12개 섹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온더웹은 뉴스외에도 독자들을 위한 토론의 장(포럼)을 개설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미국과 캐나다 이용자에게는 무료로 개방하고 있지만 그외 지역 이용자에게는 월 35달러의 비싼구독료를 받고 있다.

USA투데이는 신문에 실린 각종 뉴스를 뉴스 스포츠 경제 생활 날씨등 5개 섹션으로 제공하고있으며 분야별 주요인사들의 논평과 칼럼이 정리돼 있다. 또 프로야구 올림픽 대통령선거 등 세계인의 이목을 끌만한 사건이나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특집란을 마련해 독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인터넷전자신문뿐 아니라 지난해 3월부터 새로운 형태의 전자신문인 휴대형 '마이니치 자우르스 전자신문'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의 PC통신사 '니프티서브' '샤프' '일본전신전화(NTT)'와 공동 개발한 자우르스 전자신문은 '자우르스'라는 휴대형 단말기로 접속, 니프티서브로부터 뉴스를 전송받는 형태로 비즈니스맨을 중심으로 80만대 이상이 보급돼 있다.일본의 아사히신문은 일본어판뿐 아니라 영문판을 함께 서비스하고 있다. 일본국내 뉴스와 세계각국의 사진과 뉴스를 담은 포토갤러리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사이버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인터넷 신문경쟁은 현실공간의 신문전쟁만큼이나 치열하다.

지난 95년 3월 중앙일보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그해 11월 지방지 최초로 매일신문이 전자신문을 창간하는등 현재 20여개 신문사가 인터넷으로 뉴스를 전하고 있다.국내 전자신문은 기사정보외에 다른 신문들과 차별화되는 동영상뉴스와 생활정보를 제공하는 등인터넷 신문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자신문은 종이로 찍혀나오는 올드미디어와 달리 인터넷을 통해 받은 기사를 컴퓨터화면으로 보는 형태의 신문이다. 이 신문은 문자.음성.영상을 함께 제공할 뿐 아니라 독자의 의견이 곧바로전달되는 쌍방향매체로 미래학자들은 20세기의 주인공이었던 신문의 운명을 바꿔놓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 미디어 연구소의 니컬러스 네그로폰테 소장은 그의 저서 '빙 디지털'에서 "신문=뉴스+종이라는 오래된 도식이 무너지고 뉴스온라인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자리잡음에 따라 무작위 대중을 상대하는 신문은 박물관으로 향할 것"이라고 인쇄매체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그렇다고 인터넷 전자신문이 장점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속보 기능을 추구하다보면 뉴스의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으며 고가의 컴퓨터가 없으면 정보에 접근할 수 없다. 또 전자신문을 보기 위해서는 신문구독료보다 더 비싼 전화요금을 감수해야 하는 현실적 제약이 따른다.이런 점 때문에 전자신문의 대중적 확산은 생각보다 느릴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종이 형태의 신문은 값이 싼 데다 다루기가 쉽고 읽을 때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PC와 같은 장비가 필요 없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어 상당 기간 세력을 잃지 않을 전망이다.

〈李鍾均기자〉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