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민방, SBS에 공동대응 태세

지역민방들이 오는 8월초 예정인 부산방송의 FM라디오 개국을 계기로 서울방송(SBS)에 공동대응할 태세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같은 양상은 KBS, MBC 등 기득권을 쥐고 있는 전국네트워크방송사를 상대로 지역민방들이서로 합심해도 힘겨운 판에 적전분열의 모습을 내비친 것이어서 그 배경을 놓고 관심이 쏠리고있다.

현재 SBS는 부산.대구.대전.광주 등 4개 지역민방의 FM라디오 출범을 텔레비전에 이어 라디오에있어서도 실질적인 전국네트워크방송으로서의 위상을 달성할 수 있는 호기로 보고 잔뜩 기대에부풀어 있는 반면, 지역민방사들은 이번 만큼은 SBS의 의도에 순순히 말려들 수 없다며 맞서고있다.

부산방송은 각 지역민방에서 서울방송의 TV프로그램으로 텔레비전전파를 쏘듯이 FM라디오도마찬가지로 SBS파워FM의 프로그램을 공급받아 그대로 내보낼 것이라는 얘기를 SBS측에서 시중에 흘리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쾌한 감정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사실 부산방송은 서울방송의 FM라디오 프로그램을 쓰고 싶어도 그럴만한 처지가 못된다. 지역문화 활성화라는 차원에서 1백%%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편성한다는 조건아래 공보처로부터FM라디오 방송허가를 따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산방송측은 각 지역민방을 마치 SBS의 지방자회사쯤으로 인식하는 등 이미지에 심각한손상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FM라디오 무대마저 SBS에 내준다면 더이상 공중파방송으로서의 체면을 세우기가 힘들다고 판단하고 자구책을 구상중이다.

그래서 나온 방안이 제작여건이 열악한 다른 지역민방과 프로그램 공동제작 및 교류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방침에 따라 부산방송은 애초 FM방송신청서를 공보처에 제출할 당시부터 대구방송과 대전방송, 광주방송 등 나머지 지역민방들과 모두 21시간 방송가운데 10시간에 이르는 분량의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만들어 함께 틀겠다는 계획을 제출한 바있다.

방송가에서는 이처럼 지역민방들이 전에 없이 강한 단결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동안 SBS가 지역민방들의 '자상한 맏형'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오히려 왕이 신하에게 군림하는 듯한 거만한 태도를 보여온데 따른 집단반발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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