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미서 인간 배아세포 분리 배양 성공

"만능 인공장기 '인간조물주'시대 온다" 죽은 사람 또는 다른 사람의 장기나 조직을 활용하는 장기이식 기술이 빠르게 발달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이식에는 많은 제약이 따른다. 수요에 비해 장기 기증이 많지 않아 장기를 구하기가 무척 어렵다. 장기를 구한다해도 이식후 수혜자의 거부반응이 없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눈부신 유전공학기술의 발달은 태아단계에서 결함을 치료하고 이식을 해도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만능 인공장기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존스 홉킨스 메디컬연구소의 존 기어하트 박사 연구팀은 최근 유타주의 스노우버드에서 열린 발달생물학 국제회의에서 인간의 배아(胚芽)세포를 분리, 배양하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배아세포는 근육 혈액 신경, 그리고 신체의 여러 조직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있는 모(母)세포. 과학자들은 이 모세포로 척추손상 당뇨 백혈병 파킨슨증후군 등을 치료하는 다양한 종류의 세포조직을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어하트박사는 5~9주가 경과된 낙태아의 세포에서 난자와 정자를 만드는 시원생식세포(primordial germ cell)를 적출, 실험실에서 7개월이상 배양해 태아세포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세포는 앞으로 인체의 다양한 조직을 형성하는 세포군으로 분화.성장할 것으로 예견된다고 기어하트박사는 말한다. 기어하트박사는 이 태아세포를 면역체계가 없는 쥐에게 이식해 조직거부반응을보이는지, 또 이식된 신체부위에서 세포가 증식하고 다양한 유형으로 분화하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지난 10여년간 쥐실험에서 태아단계에서 세포이식을 통한 유전자변이는 면역체계의 거부반응을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그간 많은 생물학자들은 인간 배(胚)세포의 발달을 이해하고 장기이식을 위한 조직을 만들기 위해 인간의 태아세포를 분리하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따라서 기어하트박사의 실험이 성공적이라면 유전공학적 조작으로 유전병을 치료하거나 배아세포를 이용해 신체조직 이식수술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세포조직을 만들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어하트박사의 실험은 인간의 배아세포로 새로운 인간을 만드는데 오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윤리적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이 실험기법이 인간에게 직접 사용되지 않더라도 배아세포가 어떻게 신경, 혈액, 또는 다른 유형의 세포로 성장하는가를 이해하는 열쇠를 제공해 줄 것임은 분명하다.

〈李鍾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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