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이 끝난후 더 이상 필요없게 된 옛 소련의 핵탄두 기지가 박물관으로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모스크바에서 북쪽으로 4백60㎞떨어진 발다이에 위치한 구소련군 제6호기지는 미국등 서방의 주요 도시를 겨냥한 SS-1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십기가 배치되었던 당시 최대 규모의 핵미사일 기지였다.
냉전이 끝나고 미국과 러시아간의 군축협정에 따라 이 기지의 핵탄두들은 철거되고, 기지는 폐쇄됐다. 발다이 국립공원 내에 위치한 이 기지를 철거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고민하던 러시아당국은 기지시설을 활용할 방법을 찾던 중 이곳을 고스란히 보존해 일반인에게 공개하기로 했다.발다이 기지는 미.소가 치열한 군비경쟁을 벌이던 시절 소련의 최첨단 과학기술이 모두 동원되어건설된 군사시설이고 역사적인 의의도 가지고 있어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계산이었다.
공원당국은 냉전시대의 박물관 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여주기까지 했다.
방문객들은 40m지하에 위치한 통제실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 통제실의 의자에 앉아 스크린을 보면서 핵탄두발사버튼을 눌러보기도 한다. 미사일 발사대와 격납고를 둘러보고 8백m 길이의지하터널을 통해 장교숙소등 기지에 딸린 부속건물도 둘러볼수 있다.
한때 이 기지에서 근무했던 예비역장교들이 직접 안내를 해준다. 30년전 쿠바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가 이 기지를 방문했을 당시 미사일 하나에 직접 헬로우 아메리카(Hello America) 라는낙서를 했다는등 기지에 얽힌 에피소드를 전해주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관광객을 끌수 있으리라는 당초의 계산은 완전히 빗나가 러시아당국을 당혹스럽게하고 있다. 교통이 불편하고,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탓. 또 홍보 부족으로 이 박물관의 존재 자체를 아는 사람이 드물다. 거기다가 이 기지 박물관의 입장료는 러시아인에게는 15달러이지만 외국인에게는 무려 200달러(18만원)나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이곳을 찾은 사람은 소수의 러시아인들과 외국기자들이 전부라고 한다.〈모스크바.金起顯특파원〉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TK를 제조·첨단 산업 지역으로"…李 청사진에 기대감도 들썩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트럼프, 중동상황으로 조기 귀국"…한미정상회담 불발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