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비켜간 영화'-'수작영화'" 웃지 못할 서글픈 공식이다. 오락액션물이 강세를 보이는 대구 극장가. 수작영화는 이들 속에서개봉기회를 놓치고 '구천'을 떠돈다. 그나마 비디오로 만날수 있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그러한 영화가 세편 있다. '요리사 도둑 그의 아내 그리고 그녀의 정부'로 유명한 피터 그리너웨이감독 82년 작품인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우일영상). 컬트 마니아들의 선호도가 특히 높은 '괴짜'감독인 그의 영화가 국내에 공식적으로 소개된 것은 두번째. '요리사 도둑…'은 다 잘려나간 '만신창이' 상태로 비디오로 출시됐고 '영국식 정원 살인사건'은 유일하게 극장에서 볼수 있는 기회였지만 대구에선 비켜갔다.
'영국식 정원…'은 현란한 시각효과와 현학적 필치, 뛰어난 형식미로 이름 높다. 열린 공간 Q와씨네하우스등에서도 비공식적으로 상영돼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 원제는 '제도사의 계약'(The Draughtsman's Contract). 1694년 영국 켄트주. 허버트부인은 풍경화가 네빌과 특이한 계약을 맺는다. 남편의 영지를 열두장의 그림으로 그려주는 대신 상당한 보수와 원할때마다 성관계를 맺는다는 것. 그러나 영지에서는 살인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추리영화식 줄거리지만 할리우드식 서스펜스보다는 현학적 지적 게임이 볼만하다.
'빠드레 빠드로네'(우일영상 10월 출시예정)는 제30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과 비평가상을 동시에 수상한 작품. 아버지의 권위에 억압돼 문맹에다 사투리밖에 모르는 주인공이 언어학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차분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탈리아 남부의 거칠고 메마른 섬 사르디냐. 가난하고 무지한 부모들은 아이들을 학교가 아니라산꼭대기로 올려보낸다. 양을 치고 젖을 짜는 일이 더 중요하기 때문. 주인공 가비노도 예외가 아니다. 아버지의 무자비한 매에 시달리며 고립된 섬에서 외로운 청년으로 성장한다. 아버지의 강압으로 군대에 입대하지만 힘들기만 하다. 마침내 양치기를 거부하고 집을 떠나며 절규하는 가비노."'아버진 나의 주인'(빠드레 빠드로네)이 아니예요. 난 내 삶을 살거예요". 본토로 간 가비노는 방언 연구로 언어학자의 학위를 따낸다.
'아일랜드 연풍'(시네마트)은 과부들의 얽히고 설킨 애정관계를 그린 코미디영화. '햄버거 힐''스텔라'로 유명한 존 어빙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과부들이 모여사는 마을에 젊음과 성적 매력을 가진 과부 미세스 브롬이 찾아온다. 브롬은 이사첫날부터 사고를 치는데, 다름 아닌 마을의 유일한 미혼남인 고트프리를 유혹한 것. 급기야 마을의 다른 과부들과의 얽히고 설키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미아 패로, 나타샤 리처드슨등 연기자들도 모두 영미권에서 저력있는 중견 여배우들이다.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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