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3년만에 부활 '우리들 만세'

"KBS 대구방송총국" 금물결 파도 위에 갈매기 날고…

12일 오후3시 KBS 대구방송총국. 독공 을 하기에는 너무 어려보이는 한 초등학생이 방송국 처마 밑에 서서 오랜만에 내리는 장대비를 뚫고 노래연습에 열중이다. 가슴 앞에 곱게 모은 두 손.박자를 타고 흔들리는 어깨.

매주 수요일 오후면 참새떼같은 초등학생들이 TV공개홀에 모인다. 어린이들의 노래자랑 프로그램인 우리들 만세 (연출 김종서, 진행 백명지. 방송 일요일 오후5시15분) 공개녹화가 있는 날. 우리들 만세 는 94년 막을 내린 모이자 노래하자 가 이번 가을개편에서 3년만에 부활한 격이다. 개편 때마다 어린이.청소년 프로그램이 단골 폐지대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반가운 단비 인셈.

이날 3백여명의 동도초등학교생들이 방청석을 가득 메운 녹화현장은 따라온 학부모들에게 세월을 실감케하기에 충분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 , 섬마을 , 하늘나라 동화 , 바람새 ,…. 12명의 참가자들이 저마다 뽐내는 동요는 어느덧 따라부를 수도 없는 낯선 제목으로 바뀌어 있고,플룻을 연주하고 DJ DOC 의 춤을 선보이는 아이들의 장기자랑도 예전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바뀌지 않은 게 있다면 하나같이 교과서를 읽듯 저는 ○○초등학교 ○학년에 재학중인 ○○○입니다 하며 눈을 내리까는 쑥스러움 정도.

김종서 PD는 아이들이 동요를 통해 맑은 심성을 키우고 어른들도 아이들의 세상을 가까이에서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프로그램이 기획됐다 며 아직은 모이자 노래하자 의 포맷을 반복하는 부분이 많지만 앞으로 다양한 코너개발을 통해 더욱 알차게 꾸려나가겠다 고 밝혔다.

〈申靑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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