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다닐때는 캐주얼화 한켤레 사서 4년동안 신었는데 아들 녀석은 석달에 한번꼴로 운동화가 떨어졌다고 새로 삽니다. 공기가 들어있다는 에어로 운동화를 사달라는데 한켤레 값이 10만원을 후딱 넘습니다. 운동화 사대기 힘듭니다"
노점상을 하는 한 아줌마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사춘기에 혹시 빗나가기라도 할까봐 아들이 찍는(?) 신발이나 바지 티셔츠는 꼭 사주려고 하는데 왜 그렇게 값이 비싼지 벅차다고 들려준다.그러나 아들은 한반 아이들 대부분이 그런 신발을 신고 다닌다며 시장 운동화는 창피해서 신지않는다고 우겨댄단다. 깨끗하고 검소하게 보내야할 청소년들이 어느새 메이커 브랜드, 메이커 바지 아니면 입지않는다고 큰소리치며 과소비 행진에 앞장서고 있다. 가방도 베네통이나 프라다 아니면 들지 않는다. 로열티가 붙은 제품이라 자연히 값이 고가이고 씀씀이가 커지지 않을 수 없다."하도 졸라대는 바람에 양복을 한벌 사주고 말았습니다. 세일때 구입했는데도 조끼까지 합쳐서43만2천원을 주었습니다"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에 사는 주부 최명주씨(46)는 한창 멋부리기에 빠져있는 요즘 고3생의 경우졸업식장에 교복 입고 오는 학생보다 정장에 넥타이 매고 조끼까지 받쳐입고 오는 학생들이 더많아 대학생들도 입지않는 정장이 고등학생들에게 유행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털어놓는다.'한강의 기적'을 이룬 우리 사회에 어느샌가 깊숙이 파고든 과소비 풍조. 사회 전반적으로 습관화된 과소비풍조에 따라 청소년층의 과소비가 새로운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입시교육에 억눌리고 교복자율화에 묶인 청소년들이 비싼 옷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청바지 하나에 십수만원짜리를 예사로 사는 경향이 강하다"고 백화점 관계자들은 말한다.
청소년층의 과시심리와 사업자의 고가화전략이 맞물려 떨어지면서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진캐쥬얼시장은 일반 청바지값의 서너배 이상되는 패션청바지의 시장점유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한국소비자보호원이 지난 24일 '고가 청바지 이대로 좋은가'라는 실태조사에 따르면 96년 청바지시장 매출의 60%%를 고가 청바지 시장이 점유했다. 바지하나에 14만5천원하는 'GV2'가 1백억원,11만5천~13만5천원하는 '베이직진'이 3백20억원, 10만5천~13만5천원하는 '닉스'가 8백억원의 매출을 올려 이제 청바지는 더이상 실용복이 아니라 청소년들의 소비심리를 그대로 드러내주는 패션상품으로 둔갑해버렸다.
청소년들이 이상소비심리에 편승, 국내 청바지 가격은 외국 주요도시의 평균 청바지가격보다 월등 비싸게 매겨지고 있다.
이같은 과소비 심리는 공주병의 확산과 더불어 중고등학생뿐만 아니라 초등학생들에게까지 퍼지고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은 며칠만 같은 옷을 입어도 "그옷밖에 없냐"며 친구들에게 놀림받기 일쑤이고 황신혜바지, 황신혜 머리띠, 강타패션이 휩쓸기도 했다.
학생들의 과소비는 옷만으로 그치지 않고, 외제 학용품이나 생활용품쓰기로 이어져 무의식중에나라경제를 좀먹고 있다.
지난 19일 오후7시. 대입수능시험을 치를 고3생이 두명은 앞으로 두달 동안 주유소에서 열심히아르바이트(시간당 2천4백원)해서 백만원 정도 벌면 그 돈으로 스키장에 가서 열심히 놀겠다고말해 아르바이트의 최종 목표가 결국 '소비'임을 드러내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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