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목포에서 민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후 40여년간 3차례의 대선출마와 좌절, 정치인인 이유로 여러 차례 생사의 기로를 넘나든 DJ가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됐다. 언론은 앞다투어 노정치인의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에 화려한 조명을 비추고 있다. 권력자에 대한 새로운 신화 만들기가 시작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DJ는 두 가지 신화 속에서 존재해온 정치인이다. 하나는 DJ가 지역주의의 화신과 같은 정치인이며 사상이 불투명한 정치인이라는 부정적인 신화이다. 이러한신화를 믿은 국민들은 DJ에 대해 뿌리 깊은 정서적 거부감을 가져왔다. 다른 하나는 DJ가 불굴의의지를 가진 위대한 민주투사라는 긍정적인 신화이다. 이러한 신화를 믿은 사람들은 DJ에 대해거의 절대적인 존경과 지지를 보내주었다. 이제 이 두가지 신화 모두 DJ가 대통령으로서 직무를수행하고 국민통합을 이뤄내는 데에는 장애사유가 된다.
신화는 인간의 비판이 차단된 영역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비판이 사라질 때 신화가 된다.이제 새대통령 당선자는 신화의 장막을 걷어내고 국민의 고단한 삶 한 가운데로 내려와야 한다.언론도 대통령 당선자를 금빛 신화로 감싸기 보다 새로 취임할 대통령이 오류를 범할 땐 언제든국민들의 감시와 비판을 받을 수 있는 열린 눈과 귀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대통령 당선자가 한 선거공약과 미리 준비한 국가경영청사진을 객관적으로 철저히 검증해보고 오류가 있는 것은 시행하기 전에 비판하고 수정해야 한다.
흐트러진 국가기강, 계층간의 불신과 증오, 뿌리 깊은 지역감정, 산더미 같은 외채, 넘쳐나는 실업문제, 수많은 기업의 도산, 남북통일 등 수많은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지도자 한 사람이 국민들의비판과 감시로부터 벗어나 고독하게 한 결단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5년 임기동안 항상 낮은곳으로 임하여 국민과 더불어 이 국난을 극복한 뒤 홀연 위대한 신화의 숲 속으로 걸어들어가는거인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 지금은 때이른 신화로 감쌀 때가 아니다.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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