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MF불끄기 동분서주 김당선자의 1주

김대중(金大中)대통령당선자는 당선이 확정된 지난 19일부터 일주일간 사실상 대통령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대선이 끝나면서 악화되기 시작한 외환위기는 김당선자에게 당선의 기쁨을 누리기는 커녕 IMF등의 조기 금융지원을 끌어내기 위한 '총사령관'의 임무를 부여했다. 그는 만사를 제쳐놓고 7일밤낮을 국가부도 위기에 몰려있는 한국경제 되살리기에 전력을 다했다. 일단 그는 IMF 등으로부터 1백억달러의 조기 지원을 얻어냄으로써 '급한 불끄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외환거래와 국내자본시장의 전면자유화 등을 약속한데 이어 정리해고제의 즉각 시행에 동의하는 등 자신의 경제정책을 전면후퇴했다.

당선이 확정된 19일 오전 그의 첫 마디는 'IMF협약을 성실히 이행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이어 그는 20일 청와대에서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비상경제대책위 구성에 합의한 뒤 곧바로 임창렬(林昌烈)경제부총리로 부터 외환보유고 등 외환위기에 대한 충격적인 보고를 받고 실상을 깨달았다.그는 하시모토 일총리와 캉드쉬 IMF총재 등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지원을 요청하기 시작했고 22일에는 방한한 립튼 미재무차관 등 미국대표단을 만나는 등 외환위기 극복에 직접 나섰다.그는 이날 열린 의원-당무위원연석회의에서 "대선기간에는 나부터 잘 몰라 오해를 불러 일으킬말을 했었다"며 "외환이 바닥이 나 하루를 넘기기 어려운 지경이며 지금 당장 숨 넘어갈 정도로급한상태"라고 털어놓았다. 김당선자의 언급은 달러가 2천원대로 치솟는 등 환율 급등과 주가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왔다. 야당지도자가 아닌 국정최고책임자로서의 위상과 책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 계기가 됐다.

IMF의 조기지원의 고비가 된 것은 지난 23일. 그는 김용환(金龍煥)자민련부총재와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로부터 나이스 IMF실무협상단장을 만난 결과 등을 보고받고 조기 지원에 대한 감을 잡았다. '12인 경제비상대책위'는 첫 회의에서 IMF측이 요구하는 정리해고제 도입 등 정부측의 추가 개혁조치를 논의했다.

김당선자는 24일 오전 예고없이 기자실을 찾아와 "외환위기의 가닥이 잡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최종현(崔鍾賢)전경련회장 등 경제5단체장을 만나 부실기업의 정리를 주문한데 이어 26일 박인상(朴仁相)한국노총위원장을 만나 정리해고제 도입에 대한 노사정의 협조를 구했다.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노동계의 반발을 어떤 식으로 수습할 수 있을지 김당선자의 해법이 주목된다. 지난 일주일은 김당선자에게 국정최고책임자로서의 책임감과 자세를 새롭게 인식하는 첫 시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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