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우리의 가까운 미래를 추정해 볼 수 있게 하는 '타산지석'의 나라다. 이 나라가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고서 경제주권의 일부를 IMF에 내주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있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금융위기 이외에도 군정, 초대 문민대통령의 실정 및 임기말 권력누수,외국기업의 합병, 군정 관계자의 석방 등 여러 방면에서 우리나라의 선험자다.IMF 통치시대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높은 실업률. 아르헨티나는 92년과 95년에 IMF의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실업률은 92년 10월 7.0%%에서 늘어나기 시작,94년 이후16~17%%를 유지하고 있다.지난 8월 2.1%%에서 11월 2.9%%로 증가한 우리나라 수준과는 천양지차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 구인광고에는 사람이 벌떼처럼 모인다. 얼마전 어느 외국 유통업체가 판매직 사원을 모집하는 광고를 내자 이 회사에는 지원자가 장사진을 이루었다. 이 광경이 문자 그대로 장사진을 이루다보니 각 신문의 사진 뉴스거리가 됐다. 실제로웬만한 상점의 구인광고에도 장사진은 흔히 있는 일이다.
실업률이 높다보니 자연 범죄 발생도 높다. 높은 실업률은 재정적자를 줄이려는 정부의 긴축정책에서 기인한다. 이때문에 일자리를 얻지 못한 사람은 각종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특히 이곳은 총기소지가 자유로워 총기관련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강도가 대낮에 은행을 습격하며 순찰 중인 경찰관에게 총기를 마구 쏘아대는 일은 종종 있는 일이다.
IMF 시대의 또다른 특징은 각종 세금을 부담하는 일이다.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세금징수에 주력했다. IMF의 권고를 받아들여 95년에 부가가치세 세율을 18%%에서 21%%로 올렸다.또 96년에는 IMF와 약속했던 바대로 세금이 걷히지않자 부가가치세 확대적용, 휘발유세 인상, 수출장려보조금 축소 등의 신조세정책을 발표했다.
IMF 관계자의 수시 방문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아르헨티나 신문은 이들의 행적에 관해 비교적 상세하게 보도한다. 아르헨티나는 95년 IMF가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서 재정적자 약50억달러를기록한 뒤 IMF의 심한 압력을 받아왔다. 당시 IMF는칠레인을 단장으로 하여 재정감사를 실시한적이 있다. 이는 IMF에 경제주권을 내줌으로써 볼 수 있는 외부간섭의 대표적인 현상이다.정부가 재정적자를 줄이려다보니 연말에는 가끔 우스운 현상도 일어난다. 공무원 연말 보너스를연내에 주지 못하고 연초로 넘어와야 지급한다. 연말까지 보너스가 정부의 지출이 되지않도록 만들려는 의도 때문이다. 그래서 이를 시행하려는 경제장관과 이를 반대하는 노동장관 사이에 힘겨루기가 벌어지기도 한다. 연말 특수를 노리는 상인연합은 연내 지급을 주장하기도 한다.이외에도 IMF 시대의 현상은 더 있다. 고위 공무원의 봉급은 우선적으로 깎이게된다. 그러나 2~3년 뒤면 슬쩍 환원하는 경향도 있다. 은행의 M&A 추세 가속화 현상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아르헨티나에선 외국계 은행이 국내 10대 은행중 9개를 인수했다. 95년 이후의 긴축으로 17%%의 높은 실업률이 이어지자 여당이 지난 10월 총선에서 참패하는 현상도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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