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 대하여 감사하라'는 말을 우리는 자주 듣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비행기가 출발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늦게 출발하게 될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항공사측에대하여 원망스런 말을 퍼부어 댄다. 기상조건이 좋지 않다든가 항공기 정비상태 재점검이라든가하는 지체 이유 따위는 잘 이해하려고 들지 않는다. 이런 승객도 목적지까지 무사히 비행하면 도리어 환성을 터뜨리면서 감사와 칭찬의 뜻을 아낌없이 보내기도 한다.
이같은 경우를 놓고 볼때 감사와 원망 중 그 어느것을 앞세워야 할 것인가? 원인과 이유를 알아보지 않고 원망부터 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 있어서나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그렇다면 무사착륙이라는 결과 앞에서 감사하는 그 마음이 얼마나 참된 것인가 한번쯤 되뇌어 볼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모든 사람이 스스로 분담하여야 할 직분과 역할을 훌륭히 한다면 그것 자체가 모든 사람에게 덕(德)을 쌓는 일이며 은혜를 베푸는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그같은 역할그것으로 큰 은혜라도 베푼 듯이 우쭐대는 것은 반드시 삼가야 할 일이다.
은혜 또는 덕을 베푸는 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러나 은혜를 베풀었다 해서 보은(報恩)을요구하는 이가 많으면 세상 분위기는 도리어 각박해져 간다. 은혜와 덕의 본질은 베푼다는 데 있는 것이지, 거두어 들이자는데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은(恩)자는 인(因)과 심(心)이 합쳐진 글자로 즉 '마음으로 인한' 또는 '마음으로 말미암은' 선행의 표현이 은혜인 것이며, 덕(德)자는 여러사람을 뜻하는 중인변()과 십(十), 사(四), 일심(一心)등의 글자가 합해져서 이루어져 있다. 즉 동서남북(十), 사방(四) 어디를 가거나 한결같은 마음(一心)으로 여러사람()을 대한다는 뜻인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경우에도 거두어 들이기 위한 마음에서 은혜를 베풀거나 또는 보답을 요구하기 위하여 덕을 베푸는 것은 처음부터 없는 것만 같지 못하며 선심(善心)을 위장한 위선(僞善)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경산대부속한방병원 진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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