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금모으기 운동

한국인들의 국산품 애용운동과 금모으기 운동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17일자 미국 'LA 타임즈'는 한국의 국산품 쓰기 운동을 독일 나치즘과 같은 것이라고 인용 보도했다. 또 겉잡을 수 없이 퍼지는 이 운동으로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위협감을 느낄 정도라고덧붙였다.

캉드쉬 IMF총재가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하면서 금모으기 운동을 특유의 '저력'으로 표현한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지난해 외제 안쓰기 운동을 벌이던 시민단체에 '시장개방을 방해한다'며 우리 정부에 시정을 요구했던 미국 통상부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이 신문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유럽에서 온 사업가의 말을 인용해 외제 안쓰기 운동을 '감정주의 수준'이라고 혹평했다.금을 내어 놓는 사람들의 마음은 남과 여, 노와 소, 빈과 부의 차이를 떠나 그저 "우리경제를 살려 놓고 보자"는 마음일 뿐이다.

이 같은 금모으기 운동을 두고 꼬집기 좋아하는 일부 내국인들은 이렇게 비판한다. "경제 파탄의본질을 묻어버리려고 언론이 나서 선량한 국민을 이용한다" "가진 자들이 내지 않는데 우리같은서민이 내서 뭘 하겠냐" "금을 팔아 외화를 가져오면 결국 국내 금 품귀현상을 불러 대량보유자들이 큰 이익을 본다"등등 .

자신은 금붙이 하나 내어놓지 않으면서 이죽되는 이같은 놀부심보의 목소리를 외국인들이 들었다면 금모으기가 마치 '이상한 짓'으로 보일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경제를 우리 손으로 살려보겠다는 한국인의 '마음'을 국수주의나 감정주의라는 자기네 시각으로 해석하는 외국 언론, 금모으기 하나에도 이런 분석, 저런 설명을 덧붙이며 비판하려는 사람들….

그러나 한국이 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훌륭한 경제 동반자가 됐을 때, 오직 나라를 살리려는마음으로 거리낌없이 쏟아낸 '금붙이 민심'이 외채갚기에 성공했을 때, 그때에도 이들은 여전히자기 주장을 계속할까. 〈全桂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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