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자민련에서는 최근 당이 처한'현실'과 공동정부의 한 축이라는'이상'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현상들이 엇갈리게 나타났다.
이날 박태준(朴泰俊)총재는 월례조회에서 당직자들을 향해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지장이 되지 않도록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해야한다"며 "우리가 바로 정권을 인수하는 주체이고 국민회의와 공동으로 이나라를 책임져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총재의 이 말은 곧 자민련의 최근 위상이 공동집권당이라기 보다는 제2야당에 가깝다고 보았기때문에 나온 것으로 비쳐졌다. 그리고 긴장감이 결여된 당분위기에 대한 사기 진작책으로 해석됐다.
박총재의 발언처럼 자민련의 최근 분위기는 극히 일부인사들을 제외하고는 여도 야도 아닌 제3자의 자세에 더 가깝다. 집권을 준비하는 여당처럼 바쁜 것도 아니고 선거에 패한 야당처럼 침체된분위기도 아니다.
자민련내에서 공동정부의 한 축임을 느낄 수 있는 분야는 국민회의,자민련 양당 8인중진협의회 참여인사나 대통령직인수위 파견요원, 비상경제대책위 파견인사 그리고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나 박총재 정도일 뿐이다. 이들에게서는 국민회의 인사들보다는 못하지만 중요한 일을 한다는 인상은받을 수 있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하는 일이 없는 개점휴업 상태에 다름아니다.당의 공식회의에서 외환위기나 정리해고 문제 등 최근의 국가적 현안이 심도있게 논의되지도 않는다. 그냥 공동정권이라는 명제아래 5대5지분의 약속만을 기대하는 무임승차 승객의 모습이다.이같은 자민련의 어정쩡한 처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렸던 비공개 의원간담회에서도 잘 드러났다. 바로 정부조직개편안에서 총리의 위상이 당초 예상치보다 줄어든 반면 대통령의 위상은 상대적으로 비대화된 데 대한 이의제기였다.
그러나 이들의 이야기도 무게가 실리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말만 무성하고 실천력이 뒤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은 배신감이라는 표현으로 불만을 노골화했고 공동정권의 '첫단추'부터 잘못 끼워지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를 빗대 "이런 기운이 지속될수록 자민련을 집권당이라고 부르기는 점점 더어려울 것"이라며 "공동으로 나라를 책임져야 한다는 박총재의 이야기도 느슨해진 당의 분위기를다잡아 보려는 시도가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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