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 사립 초등교육의 효시로 불리는 대구희도학교(현 종로초등학교)는 대남남자소학교와 신명여자소학교, 양대 산맥으로 구성됐다(지난호 참조). 하지만 그에 관한 기록이 남아있는 것은 거의 없어 과연 몇명의 여학생들이 무엇을 배웠는지, 교사는 누구였고 여학생들의 부모들은 농사를 지었는지 상업에 종사했는지 알 길이 거의 없다. 영남지방에서 가장 오래된 대구제일교회의 첫 건물이던 초가집에 대남남자소학교와 함께 달려있던 신명여자소학교는 일단 선교를 목적으로 북장로회에 의해 개설됐고, 첫 교장은 부르언 목사의 부인 부마태(傅馬太=Mrs. Martha S. Bruan)였다. 부마태는 신명여자소학교를 졸업한 여학생들의 연장교육을 위해서 1907년 10월23일에 설립된 신명학교(信明學校)의 초대교장이기도 하다.
신명여자소학교에서 가르친 과목은 1914년에 교명이 바뀐 순도학교 졸업생의 학적부에서거꾸로 추적해볼 수 있다. 1920년에 학교를 마친 순도학교 제12회 졸업생 학적부에는 수신(도덕)국어(일본어) 한문 산술(산수) 지력(지리와 역사) 이과(자연) 도화(그림) 체조(체육) 창가(음악) 성경 등이었다. 순도 12회 졸업생중 서효진(徐孝眞)이라는 여학생은 1907년(명치·明治 40년) 4월12일생으로, 아버지 서병길은 상업에 종사한 것으로 나타나있다. 졸업식은 3월24일로 요즘 학기제와는 한달 이상 시차가 난다. 다른 여학생들은 이보다 서너살 많은 것으로 기록돼있다."기독교 집안의 여학생들이 많았고, 나이가 많은 여자들도 많았다"고 회고하는 김재석씨(86·전화원초등학교 초대교장, 대구시 수성구 용지아파트, 통합 희도학교 1회 졸업생)는 대구제일교회 구내에서 희도맨션자리로 언제 옮겼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교사를 마주보고 왼편은 순도학교,오른편은 희원학교로 갈라졌다고 증언했다.
당시 학교 건물 1층은 1~3학년, 2층은 4~6학년이 썼으며 6학년 교실은 평상시에는 미닫이로 갈라서 남녀학생들이 공부하다가 행사가 있으면 미닫이를 터서 강당으로 활용했다. 교사 1층에는 교무실이 자리잡았다. 신명여자소학교 초대교장인 부마태여사는 훗날 남편이 될 약혼자 브루언목사가1899년 10월26일에 대구에 도착했을 때보다 3년뒤인 1902년 5월10일에 내구했다.H.A.로우즈가 쓴 '미장로회 한국선교일지'에는 부마태가 1902년5월10일에 대구에 도착했다고 분명히 적어두었다. 따라서 적어도 대남남자소학교와 확연히 구분되는 사립 여자소학교로 출발한 신명여자소학교는 초대교장 부마태가 도착하기 전에 개교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않는다.게다가 이두수씨(전 효목초등교장)는 순도학교와 희원학교의 졸업생 학적부에 의거, 종로초등학교의 전신인 대남과 신명의 개교연대가 2년차가 나는게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1943년에 일제가 발간한 대구부사는 '한말에 설립된 사립학교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것이 대구희도심상소학교로 1900년에 개교하여 1914년에 남자부를 희원학교, 여자부를 순도학교로칭하였다'고 돼있어 희도학교의 전신인 대남남자소학교와 신명여자소학교의 개교연대가 1900년임을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남과 신명이 합쳐서 결국 희도학교로 통합된데 맞추어서 개교 연대를같이 조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95년판 대구시사에서 대남, 신명 두학교에 대해서 쓴 권영배씨(계성중교사)는 통설과 기존자료(73년도판 대구시사, 경북도사 등)에 의거해서 두학교의 개교연대를1902년으로 보았으나 새로 발굴되는 1차자료들을 참고로 기존자료를 보완해나가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신명여자소학교의 후신인 순도학교를 지은 박순도여사, 대남남자소학교의 대를 이은 희원학교를 지은 서희원여사는 수백원대의 거금을 여자의 몸으로 기꺼이 쾌척했던 것으로 보아서 가정부인이 아니라 특정신분이 아니었느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구체적인 자료가 남아있지 않아서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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