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어린이프로 일본만화영화 판친다

방송위심의보고서

지상파TV의 어린이 프로그램이 만화영화 일색이고, 그것도 일본 만화영화에다 내용마저 모험, 스포츠, 명랑만화 등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

이 때문에 방송사들이 TV만화영화의 수입국가를 다변화하고, 어린이 프로그램의 장르간 균형도감안해서 만화영화를 방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일고 있다.

최근 방송위원회가 내놓은 '98년 1·2월 영화 심의현황 분석'에 따르면 올 1월과 2월기간 방송위가 심의한 어린이 프로그램은 모두 2백70편으로 그 가운데 만화영화가 2백6편, 기록영화가 41편,극영화가 23편을 각각 차지했다.

어린이 프로그램 시간대를 만화영화로 '도배질'한다는 시청자단체의 비난은 어린이물 심의량의76.3%나 되는 만화영화로도 재삼 확인된다. 사실 어린이 극영화를 편성, 내보내고 있는 방송사는EBS 한곳 뿐이다.

또 어린이 대상 자연 다큐멘터리를 방송하고 있는 곳도 KBS-1TV가 유일하다. MBC는 작년에방송했던 '자연은 살아있다'를 올 들어선 폐지했다. SBS도 방송위의 집계기간중 '야생의 세계'를없앴다.

게다가 금년도 만화영화 심의편수 2백6편은 작년 같은 기간의 1백82편에 비하면 24편(13.2%)이증가한 것이다. 이는 IMF한파로 광고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방송사들이 돈이 많이 드는 어린이프로그램 자체제작이나 국산 만화영화를 기피, 수입만화영화 편성에 치중한 탓이다.심의된 만화영화 2백6편의 제작국가를 분석하면 순수 한국산은 겨우 7편으로 비율로는 3.4%에불과하다.

이에 비해 방송사가 사들여온 일본만화영화는 1백61편으로 78.2%나 된다. 일본만화영화가 국산만화영화보다 무려 11배 넘게 많은 것이다.

내용을 기준으로 한 장르 또한 모험, 스포츠, 명랑만화영화 일색이다. 모험물이 91편으로 44.2%나되고, 그 다음으로 스포츠만화영화와 명랑물이 39편씩으로 각각 18.9%를 차지한다.상대적으로 교육·역사물은 21편(10.2%), 순정물은 14편(6.8%), 공상과학은 2편(1.0%)에 불과하다.방송위의 이 보고서는 주로 선과 악의 이분법적 대결구도로 이뤄진 모험만화영화에 대해 이렇게평가하고 있다.

"선의 표상인 주인공이 악당을 물리치기 위해 이야기 전개과정에서 점점 더 강력한 폭력을 사용하게 되며, 주인공이 행사하는 폭력은 언제나 정당한 것으로 간주돼 어린이들의 건전한 인격형성과 가치관 정립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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